프로바이오틱스·프리바이오틱스·신바이오틱스, 이 세가지는 이름이 비슷해서 헷갈리는데, 모두 서로 다른 것입니다. 하나는 균이고, 하나는 균의 먹이이고, 나머지는 그 둘의 조합입니다.
여기까지는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세 번째의 정의가 2020년에 바뀌었고, 바뀐 이유가 흥미롭습니다.
셋의 관계
기본 구분입니다.
프로바이오틱스 — 살아 있는 미생물입니다. 앞선 글들에서 다룬 락토바실러스와 비피도박테리움 같은 것들입니다.
프리바이오틱스 — 미생물이 선택적으로 이용하는 기질, 즉 먹이입니다.
신바이오틱스 — 둘을 함께 담은 것입니다.
여기서 프리바이오틱스에 붙은 ‘선택적으로’라는 말이 중요합니다.
모든 식이섬유가 프리바이오틱스는 아닙니다. 프리바이오틱스가 되려면 특정 미생물이 선택적으로 이용해야 하고, 그 결과로 건강상 이익이 확인되어야 합니다.
그냥 소화되지 않고 지나가는 섬유질과, 특정 균이 골라 먹는 기질은 다릅니다.
신바이오틱스의 정의가 바뀌었습니다
국제프로바이오틱스프리바이오틱스학회(ISAPP)가 2019년에 전문가 패널을 소집해 정의를 다시 정했고, 그 결과가 2020년에 발표됐습니다[1].
새 정의는 이렇습니다.
살아 있는 미생물과, 숙주 미생물이 선택적으로 이용하는 기질(들)의 혼합물로서, 숙주에 건강상 이익을 주는 것[1]
이전 정의는 단순히 ‘프로바이오틱스 + 프리바이오틱스’였습니다.
왜 바꿨느냐가 이 글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입니다.
패널의 설명은 이렇습니다. 단순히 혼합물로만 정의하면 협력적으로 기능하도록 설계된 신바이오틱스의 혁신을 억제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각 성분이 개별적으로 근거와 용량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면 그 자체가 장애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1].
즉 정의가 좁아서 실제 제품과 연구를 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지난 10년간 신바이오틱스 임상연구가 약 200편 보고됐는데, 기존 정의로는 이들을 설명하기 어려웠습니다[2].
신바이오틱스, 두 종류가 있습니다
같은 개정에서 신바이오틱스를 두 하위 범주로 나눴습니다[1].
보완적 신바이오틱스 — 두 성분이 각각 독립적으로 작용합니다. 프로바이오틱스는 프로바이오틱스대로, 프리바이오틱스는 프리바이오틱스대로 이익을 냅니다. 서로 맞춰 고를 필요가 없습니다.
상승적 신바이오틱스 — 기질이 함께 투여되는 미생물이 선택적으로 이용하도록 설계된 것입니다. 그 균이 잘 먹는 기질을 일부러 골라 짝지은 것이죠.
그리고 요구 조건이 다릅니다[1].
| 보완적 | 상승적 | |
| 성분의 작용 | 각각 독립적 | 함께 작용하도록 설계 |
| 구성 요건 | 프로바이오틱스 + 프리바이오틱스로 구성되어야 함 | 각 성분이 개별 정의를 충족하지 않아도 됨 |
| 근거 | 각 성분이 개별 요건 충족 | 조합 자체로 이익 입증 |
[표 1] 두 하위 범주 비교 · 출처: ISAPP 2020 합의문[1]
상승적 쪽은 성분 각각의 요건에서 자유로운 대신, 조합 자체로 임상적 이익을 보여야 합니다.
패널은 어느 쪽이든 잘 설계된 임상연구로 건강상 이익을 입증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충분한 검정력·맹검·무작위배정·선정기준 보고 등의 기준을 함께 제시했습니다[3].
그래서 라벨을 어떻게 읽나
여기서 실용적인 결론이 나옵니다.
“프로바이오틱스와 프리바이오틱스가 함께 들어 있다”는 것과 “신바이오틱스”는 자동으로 같지 않습니다.
정의상 건강상 이익을 주는 것이라는 조건이 붙어 있기 때문입니다. 두 가지를 한 통에 담았다는 사실만으로 충족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보완적인지 상승적인지도 다릅니다. 상승적 설계라면 어떤 균에 어떤 기질을 왜 맞췄는지가 있어야 하는데, 그 정보가 표시되는 경우는 드뭅니다.
앞선 글에서 다뤘듯 국내 프로바이오틱스는 개별 균종별 표시·함량 기준이 없습니다. 기질 쪽 정보까지 더해지면 확인할 것이 더 늘어나는 셈입니다.
국내 표시는 어떻게 되나
여기서는 확인한 것과 확인하지 못한 것을 나누겠습니다.
프로바이오틱스 — 앞선 글에서 정리했듯 고시형 인정 문구는 “유산균 증식 및 유해균 억제·배변활동 원활에 도움을 줄 수 있음”입니다.
프리바이오틱스와 신바이오틱스 — 이 이름 자체가 국내 인정 기능성 명칭인지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프락토올리고당이나 난소화성말토덱스트린 같은 개별 원료가 각각 어떤 기능성으로 인정되어 있는지는 원료명으로 조회하셔야 합니다[4].
제품 앞면의 ‘신바이오틱스’라는 표현과 뒷면 기능정보란의 인정 문구가 같은 것인지를 대조해 보시는 것이 이 시리즈에서 반복해 드린 방법입니다.
확인 순서
- 뒷면 기능정보란을 읽습니다. 앞면의 분류 명칭이 아니라 인정된 문구입니다.
- 어떤 균과 어떤 기질이 들어 있는지 봅니다. 균은 균주명까지, 기질은 원료명으로요.
- 각각의 함량이 적혀 있는지 봅니다. 앞선 글에서 다뤘듯 총량만 적히고 구성이 안 적히는 경우가 흔합니다.
- 원료명으로 조회합니다. 각 원료가 어떤 기능성으로 인정됐는지는 식품안전나라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4].
- 중복을 확인합니다. 프리바이오틱스로 쓰이는 원료 중에는 식이섬유 제품에도 들어가는 것이 있습니다.
함께 확인하실 점
- 면역억제제를 복용 중이시거나 중증 질환이 있으시면 상의하세요 — 앞선 글에서 다뤘듯 살아 있는 균을 섭취하는 것과 관련해 주의가 필요한 경우가 있습니다.
- 가스나 복부 팽만이 생길 수 있습니다 — 발효되는 기질이 들어가므로, 처음에 불편이 있을 수 있습니다. 지속되면 상의하시는 편이 좋습니다.
- 보관 조건을 확인하세요 — 앞선 글에서 다뤘듯 생균 수는 시간과 보관에 따라 줄어듭니다.
- 항생제와는 시간을 띄우세요.
마치며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정의를 바꾼 이유였습니다.
기존 정의가 ‘프로바이오틱스 + 프리바이오틱스’였는데, 그 정의가 오히려 협력적으로 설계된 제품의 혁신을 막을 수 있다고 본 것입니다. 각 성분이 개별 요건을 다 충족해야 한다면, 조합으로만 효과를 내는 설계는 아예 이름을 쓸 수 없게 되니까요.
그래서 상승적 신바이오틱스라는 범주를 열어 주되, 대신 조합 자체로 임상적 이익을 입증하라는 조건을 붙였습니다. 자유를 준 만큼 책임을 지운 셈입니다.
다만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확인할 것이 하나 더 늘었습니다. 두 가지가 함께 들어 있다는 사실과, 그 조합이 이익을 낸다는 것은 다른 이야기이니까요.
이 시리즈에서 반복해 마주치는 구조입니다. 성분이 들어 있다는 것과 효과가 확인됐다는 것은 다른 층위입니다.
용어 풀이
- 프로바이오틱스 — 적정량 섭취 시 건강에 이익을 주는 살아 있는 미생물입니다.
- 프리바이오틱스 — 미생물이 선택적으로 이용해 건강상 이익을 내는 기질, 즉 먹이입니다.
- 신바이오틱스 — 살아 있는 미생물과 기질을 함께 담아 건강상 이익을 주는 혼합물입니다.
- 기질 — 미생물이 분해해 이용하는 재료가 되는 물질입니다.
- 보완적 신바이오틱스 — 두 성분이 각각 독립적으로 작용하는 형태입니다.
- 상승적 신바이오틱스 — 기질이 함께 든 미생물에 맞춰 설계된 형태입니다.
한눈에 정리
- 프로바이오틱스는 균, 프리바이오틱스는 균이 선택적으로 이용하는 기질, 신바이오틱스는 둘의 혼합물
- 모든 식이섬유가 프리바이오틱스는 아님 — 선택적 이용과 건강상 이익이 조건
- ISAPP가 2020년에 신바이오틱스 정의를 개정 — “살아 있는 미생물과 숙주 미생물이 선택적으로 이용하는 기질의 혼합물로서 숙주에 건강상 이익을 주는 것”
- 개정 이유는 기존 정의가 협력적 설계의 혁신을 억제할 수 있고, 개별 요건 충족이 장애가 될 수 있어서
- 보완적 — 성분이 각각 독립 작용, 프로바이오틱스+프리바이오틱스로 구성되어야 함
- 상승적 — 기질이 그 균에 맞춰 설계됨, 개별 요건은 면제되나 조합 자체로 이익 입증 필요
- 지난 10년간 신바이오틱스 임상연구 약 200편 보고
- “둘이 함께 들어 있다”와 “신바이오틱스”는 자동으로 같지 않음
※ 본 글은 개념과 표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드리기 위한 정보 제공용이며, 의학적 진단이나 처방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특정 제품이나 원료의 우열을 판단하는 내용이 아닙니다. 국내 인정 기능성과 문구는 원료에 따라 다르므로 식품안전나라에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면역억제제를 복용 중이시거나 중증 질환이 있으신 경우 섭취 전 전문가와 상담하시고, 이상 증상이 발생하면 중단 후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참고자료
- Swanson KS 외, 「The International Scientific Association for Probiotics and Prebiotics (ISAPP) consensus statement on the definition and scope of synbiotics」, Nature Reviews Gastroenterology & Hepatology 2020 (개정 정의, 개정 이유, 보완적·상승적 구분),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75-020-0344-2
- ISAPP, 「New synbiotic definition lays the groundwork for continued scientific progress」(기존 정의의 한계 및 임상연구 약 200편 경과), https://isappscience.org/new-synbiotic-definition-lays-the-groundwork-for-continued-scientific-progress/
- 「The Future of Synbiotics: Rational Formulation and Design」, Frontiers in Microbiology (ISAPP 지침의 임상연구 설계 기준), https://www.frontiersin.org/journals/microbiology/articles/10.3389/fmicb.2022.919725/full
- 식품안전나라 (기능성 원료 및 인정 문구 조회), https://www.foodsafetykorea.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