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력”이라는 말은 광고에 넘치는데, 정작 국내에서 인정된 문구는 그 말을 쓰지 않습니다.
그리고 면역과 관련해 인정된 기능성은 하나가 아니라 여러 갈래입니다. 서로 방향이 반대인 것도 있습니다.
오늘은 그 갈래를 정리해 보겠습니다.
인정 문구에는 ‘면역력’이라는 말이 없습니다
먼저 표현부터 보겠습니다.
법령 안내에 제시된 표시 예시는 ‘건강한 면역기능 유지에 도움을 주는 식품’입니다[3].
유지입니다. 증진도 강화도 아닙니다.
그리고 앞선 아연 글에서 봤듯, 영양소로서 인정된 문구는 ‘정상적인 면역기능에 필요’입니다. 이것도 방향이 아니라 필요조건을 말합니다.
이 어미들은 우연이 아닙니다. 인정 문구는 정상 기능을 유지하거나 그에 필요하다는 범위에서 쓰이고, 정상을 넘어 끌어올린다는 표현은 들어가지 않습니다.
면역 관련 기능성은 한 갈래가 아닙니다
여기가 제가 몰랐던 부분입니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가 펴낸 「건강기능식품 기능성 원료 인정 현황」은 인정된 기능성을 항목별로 나열하는데, 면역과 관련해 서로 다른 항목이 들어 있습니다[1].
- 면역 기능 개선
- 과민피부상태 개선
두 번째가 눈에 띕니다. 이건 면역 반응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과한 상태를 다루는 항목입니다.
그러니까 국내 제도는 면역을 하나의 축으로 보지 않습니다. 끌어올리는 쪽과 가라앉히는 쪽을 다른 기능성으로 나눠 두었습니다.
앞선 글에서 면역계가 양방향으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정리했는데, 인정 체계도 같은 구조를 반영하고 있는 셈입니다.
세 갈래를 나눠서 봅니다
정리하면 이렇게 나뉩니다.
| 갈래 | 성격 | 문구의 방향 |
| 영양소 기능성 | 비타민·무기질의 생리적 역할 | ‘정상적인 면역기능에 필요’ |
| 면역 기능 개선 | 생리활성 기능성 | ‘건강한 면역기능 유지에 도움’ |
| 과민피부상태 개선 | 생리활성 기능성 | 과민 반응 쪽을 다룸 |
[표 1] 면역 관련 기능성의 세 갈래 · 출처: 관련 제도 자료 종합[1][2][3]
세 갈래는 심사받은 내용이 다릅니다. 하나로 인정받았다고 다른 것까지 표시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제품 뒷면에 어느 문구가 적혀 있는지가 실제 정보입니다. 앞면에 “면역”이라는 단어가 크게 적혀 있어도, 뒷면 기능정보란의 문구가 셋 중 무엇인지는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질병 관련 표현은 애초에 불가능합니다
한 가지가 더 있습니다. 제도상 아예 인정될 수 없는 영역입니다.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 제15조제2항 단서에 따라, 질병의 치료·예방 효과 또는 성과 관련된 기능이 있는 원료나 성분은 인정해서는 안 됩니다[3].
인정 심사를 통과하지 못한다는 뜻이 아니라, 심사 대상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감기를 예방한다”, “코로나에 좋다” 같은 표현은 어떤 제품에도 인정된 문구일 수 없습니다. 그런 문구를 보셨다면 인정 범위 밖의 광고입니다.
고시형과 개별인정형
문구가 어디서 왔는지도 두 갈래입니다.
고시형은 「건강기능식품 공전」에 기준과 규격이 고시된 원료입니다. 제조기준·규격·최종제품 요건에 맞으면 별도 인정 절차 없이 누구나 쓸 수 있고, 영양소를 포함해 약 95종이 등재되어 있습니다[2].
개별인정형은 공전에 없는 원료를 개발하거나 수입한 영업자가 안전성과 기능성 자료를 제출해 심사를 받은 것입니다[2][3]. 인정받은 영업자만 쓸 수 있습니다.
앞선 글에서도 짚었듯 개별인정형은 등급이 높다는 뜻이 아니라 그 회사만 쓸 수 있는 원료라는 의미입니다.
다만 면역과 관련해서는 실용적인 차이가 하나 있습니다. 고시형 영양소(아연 등)의 문구는 ‘필요’ 수준이고, 면역 기능 개선으로 개별 인정받은 원료라야 ‘개선’ 표현이 가능합니다. 뒷면 문구가 어느 쪽인지 보면 어떤 심사를 거쳤는지가 드러납니다.
확인 순서
- ‘건강기능식품’ 마크와 기능정보란을 찾습니다. 마크가 없으면 일반식품이고 기능성 표시를 할 수 없습니다.
- 문구가 세 갈래 중 무엇인지 봅니다. ‘필요’인지 ‘유지에 도움’인지, 아니면 과민 쪽인지.
- 광고 문구가 그 안에 있는지 대조합니다. ‘증진’, ‘강화’, ‘높여준다’는 인정 문구에 쓰이는 표현이 아닙니다.
- 질병 관련 표현이 없는지 봅니다. 있다면 인정 범위 밖입니다.
- 원료명으로 조회합니다. 인정 문구 원문은 식품안전나라에서 확인하실 수 있고, 목록은 개정되므로 구매 시점에 보시는 편이 확실합니다[4].
마치며
이 주제를 정리하면서 가장 크게 바뀐 생각은, 면역 기능성을 하나로 묶어 보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인정 항목에는 면역 기능 개선과 과민피부상태 개선이 따로 있었습니다. 하나는 반응을 북돋는 쪽이고 다른 하나는 과한 반응을 다루는 쪽이니, 방향이 반대인 셈입니다.
그리고 인정 문구가 하나같이 ‘유지’나 ‘필요’로 끝난다는 것도 다시 보게 됐습니다. 광고에서 흔히 쓰는 ‘증진’이나 ‘강화’는 그 자리에 없습니다.
앞면의 큰 글씨와 뒷면 기능정보란을 나란히 놓고 보는 습관 하나로, 상당 부분이 정리됩니다.
용어 풀이
- 고시형 — 공전에 기준과 규격이 고시되어 누구나 쓸 수 있는 원료. 약 95종이 등재되어 있습니다.
- 개별인정형 — 공전에 없는 원료를 심사받아 인정받은 것. 인정받은 회사만 쓸 수 있습니다.
- 기능정보란 — 제품 뒷면에서 인정된 기능성 문구가 적혀 있는 칸입니다.
- 과민피부상태 개선 — 면역 반응이 과한 쪽을 다루는 별도의 인정 기능성입니다.
한눈에 정리
- 인정 문구의 예시는 ‘건강한 면역기능 유지에 도움을 주는 식품’ — ‘증진’이나 ‘강화’가 아님
- 영양소로서의 문구는 ‘정상적인 면역기능에 필요’
- 면역 관련 인정 기능성은 면역 기능 개선과 과민피부상태 개선으로 나뉨 — 방향이 반대
- 세 갈래는 심사받은 내용이 다르며, 하나로 인정받았다고 다른 것을 표시할 수 없음
- 질병의 치료·예방 효과나 성 관련 기능은 법률상 인정 대상이 아님
- 고시형은 별도 절차 없이 쓸 수 있고 약 95종, 개별인정형은 인정받은 영업자만 사용
- 뒷면 기능정보란의 문구가 ‘필요’인지 ‘개선’인지를 보면 어떤 심사를 거쳤는지 드러남
※ 본 글은 제도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드리기 위한 정보 제공용이며, 의학적 진단이나 처방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특정 제품을 평가하거나 권하는 내용이 아닙니다. 인정 원료 목록과 문구는 개정될 수 있으므로 구매 시점에 식품안전나라에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질환이 있으시거나 약을 복용 중이시라면 섭취 전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참고자료
-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 「건강기능식품 기능성 원료 인정 현황」(기능성 항목 분류 — 과민피부상태 개선, 면역 기능 개선 등), https://www.khff.or.kr/assets/extra/hfood/01.pdf
- 식품안전나라, 「기능성 원료」(고시형·개별인정형 구분 및 등재 원료 수), https://www.foodsafetykorea.go.kr/portal/board/boardDetail.do?menu_no=3811&bbs_no=bbs464&ntctxt_no=1070220
-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 「기능성원료의 기준 및 규격」(표시 문구 예시 및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 제15조제2항 단서), https://easylaw.go.kr/CSP/CnpClsMain.laf?popMenu=ov&csmSeq=1006&ccfNo=2&cciNo=1&cnpClsNo=1
- 식품안전나라 (기능성 원료 및 인정 문구 조회), https://www.foodsafetykorea.g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