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메가3의 EPA와 DHA, 역할이 어떻게 나뉘나

오메가3 제품 뒷면을 보면 EPA와 DHA가 따로 적혀 있습니다. 둘을 합친 숫자만 크게 적힌 제품도 있습니다.

같은 오메가3인데 왜 나눠 적을까요. 둘은 하는 일이 다르고, 몸에서 머무는 자리도 다릅니다.

오늘은 그 차이가 어디서 오는지, 그리고 라벨을 볼 때 무엇을 봐야 하는지 정리해 보겠습니다.

 

길이가 다릅니다

차이는 분자의 크기에서 시작합니다.

  • EPA — 탄소 20개, 이중결합 5개
  • DHA — 탄소 22개, 이중결합 6개[1]

탄소 두 개, 이중결합 하나 차이입니다. 작아 보이지만 이 차이가 두 물질의 역할을 갈라놓습니다.

DHA는 더 길고 더 굽어 있습니다. 그래서 세포막 안에서 더 넓은 공간을 차지하며 움직이고, 막을 유연하게 만듭니다.

EPA는 상대적으로 짧고 곧습니다. 그래서 막을 만드는 재료보다는 효소가 처리하는 원료로 쓰이기 좋습니다.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DHA는 짓고, EPA는 신호를 보냅니다.

 

DHA — 뇌와 눈에 쌓입니다

DHA가 어디에 있는지 보면 역할이 분명해집니다.

DHA는 신경세포막 다불포화지방산의 약 40%, 망막 지방산의 약 60%를 차지합니다[2]. 반면 EPA는 뇌에서 훨씬 낮은 농도로 존재합니다[4].

막이 유연해야 수용체가 제대로 움직이고 신호가 전달됩니다. 특히 시냅스와 망막에서 이 유연성이 중요합니다[3].

조금 더 자세히 — 왜 EPA는 뇌에 쌓이지 않는지 궁금하신 분만 읽으셔도 됩니다. 쥐를 대상으로 방사성 추적자를 써서 측정한 연구가 있습니다. EPA가 뇌 인지질로 재활용되는 정도는 DHA보다 154배 낮았습니다[5]. 그리고 뇌 인지질에 결합된 EPA는 하루 14%의 속도로 소실되는 반면, DHA와 아라키돈산, 팔미트산은 모두 하루 2% 수준이었습니다[5]. 들어가기도 어렵고 빠져나가기도 빠른 셈입니다.

 

EPA — 염증 신호에 관여합니다

EPA는 다른 방식으로 일합니다.

세포막에 들어간 EPA는 아라키돈산과 같은 효소(COX·LOX)를 두고 경쟁합니다[2]. 아라키돈산은 오메가6 계열로, 염증을 촉진하는 신호물질의 재료입니다.

효소가 아라키돈산 대신 EPA를 처리하면, 만들어지는 신호물질의 염증 유발력이 훨씬 약해집니다[2]. 자리를 차지해서 방향을 바꾸는 방식입니다.

여기에 더해 EPA는 아라키돈산을 만드는 효소(델타-5-불포화효소) 자체를 억제하기도 합니다[3]. DHA는 크기가 커서 그 효소의 활성 부위에 들어가지 못해 이 작용이 없습니다[3].

두 지방산 모두 염증을 적극적으로 종결시키는 물질의 재료가 되는데, 여기서도 역할이 나뉩니다. EPA는 E계열 리졸빈을, DHA는 D계열 리졸빈과 프로텍틴, 마레신을 만듭니다[4].

 

지질 수치에서는 차이가 갈립니다

저는 중성지질 개선이라면 EPA든 DHA든 비슷하겠거니 했습니다. 그런데 두 지방산을 직접 비교한 체계적 문헌고찰의 결과는 이랬습니다[6].

지표 EPA DHA
중성지방 낮춤 낮춤 (조금 더)
HDL 변화와 연관되지 않음 올림
LDL 변화와 연관되지 않음 올리는 경향

[표 1] EPA와 DHA의 지질 지표 영향 비교 · 출처: Innes & Calder 2018 체계적 문헌고찰[6]

DHA가 중성지방을 조금 더 낮추지만, 동시에 LDL을 올리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EPA는 이런 HDL·LDL 변화와 연관되지 않았습니다[6].

앞선 글에서 지질 검사 네 항목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고 정리했는데, 여기서 그 이야기가 다시 나옵니다. 중성지방을 겨냥해 드셨는데 LDL이 움직일 수 있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 비교의 근거 기반은 작은 편이라, 차이를 크게 받아들이지 않는 편이 좋겠습니다[6]. 어느 쪽이 낫다는 결론이 아니라, 똑같지는 않다는 정도로 읽으시면 됩니다.

 

라벨에서 무엇을 보나

국내 제품은 대개 EPA와 DHA의 합으로 표기합니다. 인정된 기능성도 그 합계를 기준으로 설정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합계만 적힌 제품은 비율을 알 수 없습니다. 비율까지 확인하고 싶으시다면 아래를 보시면 됩니다.

  1. 각각의 함량이 따로 적혀 있는지 — 뒷면 영양·기능 정보란이나 원재료명에 나뉘어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2. 어유(원료) 무게와 EPA·DHA 합계를 구분하세요 — 어유 1,000mg이 EPA+DHA 1,000mg이 아닙니다. 앞선 글들에서 반복해 나온 구분과 같은 문제입니다.
  3. 국내 인정 기능성 문구를 확인하세요 — 오메가3에 인정된 기능성은 혈중 중성지질·혈행 개선, 기억력 개선, 건조한 눈 개선 세 가지이며, 기능마다 일일섭취량 하한이 다릅니다(0.5g / 0.9g / 0.6g). 이 범위를 넘어서는 광고 문구를 보셨다면 인정된 내용이 아닙니다. 원료명으로 식품안전나라에서 조회하실 수 있습니다[7].

 

확인하실 점

  • 항응고제를 복용 중이시면 반드시 상의하세요 — 오메가3는 혈소판 응집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 수술이 예정되어 있다면 알리세요 — 중단 여부에 대한 판단이 필요합니다.
  • 다른 제품과 겹치는지 보세요 — 눈 건강 제품이나 복합제에 함께 들어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 높은 용량은 임의로 시작하지 마세요 — 임상적으로 쓰이는 중성지질 목적의 고용량은 의료진 관리 아래에서 이뤄집니다.
  • 비린 맛이 부담되면 형태를 상의해 보세요 — 제형에 따라 차이가 있습니다.

 

마치며

EPA와 DHA를 나눠 적는 데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DHA는 막을 만드는 재료로 뇌와 망막에 쌓이고, EPA는 염증 신호 경로에서 자리를 차지해 방향을 바꿉니다.

저는 중성지질 개선이 목적이라면 둘이 비슷하리라 여겼는데, DHA가 조금 더 낮추면서 LDL은 올리는 경향이 있었고 EPA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물론 그 차이의 근거는 아직 크지 않고, 시판 제품 대부분은 둘을 함께 담고 있습니다. 다만 합계 숫자 하나로만 비교하기는 어렵다는 점은 알아 두실 만합니다.

한눈에 정리

  • EPA는 탄소 20개·이중결합 5개, DHA는 탄소 22개·이중결합 6개
  • DHA는 짓고, EPA는 신호를 보냅니다
  • DHA는 신경세포막 다불포화지방산의 약 40%, 망막 지방산의 약 60%를 차지
  • EPA가 뇌 인지질로 재활용되는 정도는 DHA보다 154배 낮고, 소실 속도는 하루 14%(DHA는 2%)
  • EPA는 아라키돈산과 같은 효소를 두고 경쟁해 염증 신호의 방향을 바꿈
  • 두 지방산 모두 염증 종결 물질의 재료 — EPA는 E계열, DHA는 D계열 리졸빈 등
  • 지질 지표: DHA가 중성지방을 조금 더 낮추지만 LDL을 올리는 경향, EPA는 그런 연관 없음 (근거 기반은 작음)
  • 국내 인정 기능성은 혈중 중성지질 개선과 혈행 개선

※ 본 글은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의학적 진단이나 처방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오메가3는 출혈에 영향을 줄 수 있어, 항응고제·항혈소판제를 복용 중이시거나 수술이 예정되어 있다면 반드시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고용량 섭취는 임의로 시작하지 마시고 의료진과 상의하십시오.

 

참고자료

  1. 「EPA vs. DHA in Omega-3s: What’s the Difference?」(탄소 수·이중결합 수 등 구조 비교), NativePath, https://nativepath.com/blogs/supplements/epa-vs-dha
  2. 「EPA vs. DHA: Do These Two Omega-3s Actually Differ?」(신경세포막·망막 내 DHA 비율, 아라키돈산 경쟁 기전), Superpower, https://superpower.com/guides/omega3-epa-vs-dha
  3. Sears B, 「What Are the Real Differences Between EPA and DHA?」(델타-5-불포화효소 억제 및 막 유동성), Psychology Today, https://www.psychologytoday.com/us/blog/in-the-zone/201204/what-are-the-real-differences-between-epa-and-dha
  4. 「EPA vs DHA: Omega-3 Dosing Guide」(뇌 내 분포 차이 및 리졸빈 계열 구분), Evoria, https://www.evoriahealth.com/blogs/learn/epa-vs-dha
  5. 「The low levels of eicosapentaenoic acid in rat brain phospholipids are maintained via multiple redundant mechanisms」, PMC (EPA 재활용 154배 차이, 소실 속도), https://www.ncbi.nlm.nih.gov/pmc/articles/PMC3735939/
  6. Innes JK, Calder PC 체계적 문헌고찰(PMID 29425187) 요약 — EPA·DHA의 중성지방·HDL·LDL 영향 비교, https://verifiedsupplementdata.com/omega-3/epa-vs-dha/
  7. 식품안전나라 (기능성 원료 및 인정 문구 조회), https://www.foodsafetykorea.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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