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파티딜세린, 인정 문구와 그 배경

인지 관련 원료 중에 국내 인정 문구를 가진 것이 있습니다. 포스파티딜세린입니다.

포스파티딜세린 인정 기능성은 심사를 통과했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그 심사가 무엇을 근거로 했는지를 보면 문구를 더 정확히 읽게 됩니다.

오늘은 그 배경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인정 문구

식약처가 인정한 문구는 이렇습니다[1][2].

“노화로 인해 저하된 인지력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음”

앞선 루테인 글에서 본 것과 같은 구조입니다. 앞부분에 조건이 붙어 있습니다.

‘노화로 인해 저하된’ — 무엇에 관한 이야기인지를 한정합니다.

그러니 다른 원인으로 생긴 인지 문제는 이 문구의 범위 밖입니다. 앞선 글에서 다뤘듯 갑상선 기능 이상이나 비타민B12 결핍, 약물 영향도 인지에 영향을 주는데, 그것들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일일섭취량은 300mg입니다[3].

근거가 된 시험

인정 근거로 인용되는 연구를 보겠습니다.

평균 연령 71.3세(65~78세) 노인 18명에게 포스파티딜세린 300mg(1일 100mg씩 3회)을 12주간 섭취시킨 시험입니다. 학습 인지력, 이름과 얼굴을 매칭하는 능력, 안면 인식 능력이 섭취 전보다 유의하게 증가했습니다[4].

18명입니다. 그리고 논문 제목에 그 성격이 적혀 있습니다 — 개방시험(open trial)입니다[4].

개방시험은 위약군이 없고 맹검도 없는 설계입니다. 참가자도 연구자도 무엇을 주고받는지 알고 있습니다.

앞선 글에서 정리한 내용이 여기 걸립니다. 인지 검사는 같은 검사를 반복하면 점수가 올라갑니다. 인지장애가 없는 고령자에서 6~12개월 동안 세 번 평가했을 때 효과크기가 0.25로 추정됐습니다.

12주 간격으로 두 번 검사하고 위약군이 없는 설계라면, 학습효과와 실제 효과를 나눌 방법이 없습니다.

이건 연구가 부실했다는 뜻이 아니라, 그 시점의 탐색적 연구가 할 수 있는 일이 거기까지였다는 뜻에 가깝습니다. 다만 인용될 때는 그 성격이 함께 가야 합니다.

미국 FDA 표시의 실제 문구

여기가 제가 생각을 고친 부분입니다.

국내 자료 중에는 미국 FDA에서 포스파티딜세린이 인정·인증되었다고 서술한 것이 있습니다[1].

그런데 FDA가 2003년에 허용한 것은 제한적 건강강조표시이고, 그 표시에는 의무 면책 문구가 함께 붙습니다[5].

전체 문구는 이렇습니다.

포스파티딜세린 섭취는 노년층의 치매 위험을 낮출 수 있습니다. 매우 제한적이고 예비적인 과학적 연구에서는 포스파티딜세린이 노년층의 치매 위험을 낮출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FDA는 이 주장을 뒷받침하는 과학적 근거가 거의 없다고 결론지었습니다[5][6]

주장과 면책이 한 문장 안에서 서로 부딪힙니다.

한 자료는 이를 “허용된 주장과 그에 모순되는 면책 문구가 짝지어진 이례적 조합”이라고 표현하며, 근거의 상태가 유망하지만 확정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을 반영한다고 정리합니다[6].

즉 ‘인증’이 아니라 ‘근거가 약하다는 단서를 달아 허용한 것’입니다.

앞선 크랜베리 글에서 본 것과 같은 구조입니다. 미국의 제한적 건강강조표시는 승인의 표시가 아니라 근거 수준의 표시에 가깝습니다.

참고로 미국 알츠하이머협회는 이 성분에 대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는 데 전문가들이 동의하며, 현재로서는 사용을 권고하지 않는다고 적고 있습니다[7].

원료가 바뀌었습니다

한 가지 더 알아 두실 점이 있습니다.

초기 연구는 소의 대뇌피질에서 추출한 포스파티딜세린을 사용했습니다. 말 그대로 소 뇌에서 얻은 것입니다[6].

그런데 1990년대에 광우병 우려로 그 공급이 중단됐습니다[7]. 지금 판매되는 제품은 대두 등 식물 유래입니다[7].

조금 더 자세히 — 왜 이것이 중요한지 궁금하신 분만 읽으셔도 됩니다. 한 자료는 소 뇌 유래 형태와 현대의 식물 유래 형태 사이의 구분이 결정적이라고 표현합니다[6]. 두 형태는 결합된 지방산 조성이 다릅니다. 그래서 초기의 긍정적 결과가 지금 팔리는 형태에 그대로 적용되는지가 별도의 질문이 됩니다. 위에서 인용한 18명 시험의 제목에 ‘식물 유래(plant-source derived)’가 명시되어 있는 것도, 그 시점에 그것이 확인해야 할 질문이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4].

근거의 상당 부분이 지금 팔리지 않는 형태에서 나왔다는 것. 앞선 글들에서 반복해 나온 구조입니다.

그래서 어떻게 읽나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국내 인정 문구는 ‘노화로 인해 저하된 인지력 개선’입니다. 치매나 알츠하이머에 관한 문구가 아닙니다. 앞선 글에서 정리했듯 질병의 치료·예방은 건강기능식품이 표시할 수 있는 범주가 아닙니다.

미국 표시를 근거로 든 광고를 보시면 전체 문구를 확인해 보세요. 면책 부분이 함께 인용되는지가 판단 지점입니다.

그리고 인정을 받았다는 것과 근거가 강하다는 것은 다른 층위입니다. 심사 기준을 충족했다는 뜻이지, 확정적이라는 뜻이 아닙니다.

확인하실 점

  • 일일섭취량을 확인하세요 — 고시 기준은 300mg입니다. 복합제에 소량만 들어 있는 경우가 있고, 기준은 개정될 수 있으므로 원료명으로 식품안전나라에서 조회하실 수 있습니다[8].
  • 대두 알레르기가 있으시면 원료 유래를 확인하세요 — 대부분 대두 유래이고, 대두를 쓰지 않은 형태도 있습니다.
  • 다른 제품과 겹치는지 보세요 — 은행잎추출물 등과 복합으로 구성되는 경우가 많고, 그러면 앞선 글에서 다룬 출혈 관련 주의가 함께 적용됩니다.
  • 약을 복용 중이시면 상의하세요.
  • 기억력 변화가 걱정되신다면 진료를 먼저 받으세요 — 앞선 글에서 다뤘듯 다른 원인이 있을 수 있고, 검사로 확인할 수 있는 것들이 있습니다.

마치며

가장 크게 바뀐 생각은 미국 FDA 표시의 성격이었습니다.

국내 자료에서 ‘인증’으로 소개되는 것을 보고 그런 줄 알았는데, 실제 문구에는 “FDA는 이 주장을 뒷받침하는 과학적 근거가 거의 없다고 결론지었습니다”가 의무적으로 붙어 있었습니다.

주장과 면책이 같은 문장 안에서 부딪히는 구조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근거의 상태를 정확히 반영한 것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초기 근거의 상당 부분이 소 뇌 유래 형태에서 나왔고, 그 형태는 광우병 우려로 사라졌다는 것도 이번에 알았습니다. 지금 팔리는 것은 식물 유래이고, 두 형태의 조성이 다릅니다.

국내 인정 문구 자체는 좁고 정확합니다 — ‘노화로 인해 저하된 인지력 개선’입니다. 그 문구 그대로 읽으시면 되고, 그보다 넓게 말하는 광고가 있다면 그 차이가 확인 지점입니다.

용어 풀이

  • 포스파티딜세린 — 세포막을 이루는 인지질의 한 종류로, 뇌 신경세포막에 많이 들어 있습니다.
  • 인지질 — 세포막을 구성하는 지방 성분입니다.
  • 개방시험 — 위약군이나 맹검 없이 진행하는 연구 설계입니다.
  • 맹검 — 누가 진짜를 받았는지 참가자나 연구자가 모르게 하는 방법입니다.
  • 제한적 건강강조표시 — 근거가 충분하지 않을 때 면책 문구를 달아 허용하는 미국의 표시 제도입니다.
  • 학습효과 — 같은 검사를 반복하면서 익숙해져 점수가 올라가는 현상입니다.

한눈에 정리

  • 국내 인정 문구는 “노화로 인해 저하된 인지력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음”, 일일섭취량 300mg
  • 앞부분 ‘노화로 인해 저하된’이 범위를 한정 — 다른 원인의 인지 문제는 범위 밖
  • 인용되는 근거 시험은 평균 71.3세 18명, 12주, 개방시험 — 위약군과 맹검 없음
  • 앞선 글에서 다룬 학습효과를 고려하면 실제 효과와 나누기 어려운 설계
  • 미국 FDA가 2003년 허용한 것은 제한적 건강강조표시이며 의무 면책 문구가 붙음
  • 면책 문구: “FDA는 이 주장을 뒷받침하는 과학적 근거가 거의 없다고 결론지었습니다”
  • 미국 알츠하이머협회는 현재로서는 사용을 권고하지 않는다고 기술
  • 초기 근거는 소 뇌 유래 형태에서 나왔고, 광우병 우려로 지금은 식물 유래로 전환됨

※ 본 글은 인정 문구와 그 배경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드리기 위한 정보 제공용이며, 의학적 진단이나 처방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특정 제품을 평가하거나 권하는 내용이 아닙니다. 국내 인정 범위는 ‘노화로 인해 저하된 인지력 개선’이며, 치매를 비롯한 질병의 치료나 예방과는 다른 이야기입니다. 기억력이나 인지 기능의 변화가 걱정되신다면 보충제를 검토하시기보다 의료기관에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대두 알레르기가 있으시거나 약을 복용 중이시라면 섭취 전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참고자료

  1. 약사공론 대한약사저널, 「포스파티딜세린 vs 레시틴(포스파티딜콜린)」(국내 인정 문구 및 미국 관련 서술), https://www.kpa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301604
  2. 약사공론, 「인지능력 떨어지면 포스파티딜세린 성분 뇌 영양제 필요」(식약처 인정 기능성 내용), https://www.kpa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92003
  3. 팜뉴스, 「일양약품, 브레인 포스파티딜세린(PS)·징코 출시」(고시 함량 300mg 및 복합 구성 사례), https://www.pharm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257215
  4. 뉴트리원, 「포스파티딜세린 효능과 안전한 섭취법」 — Schreiber S 외, 「An open trial of plant-source derived phosphatidylserine for treatment of age-related cognitive decline」, Isr J Psychiatry Relat Sci 2000;37(4):302-7 인용, https://www.nutrione.co.kr/mgz/dtlMgz/169
  5. SupplySide Supplement Journal, 「FDA Allows Qualified Selenium, PS Health Claims」(FDA 면책 문구 전문), https://www.supplysidesj.com/claims/fda-allows-qualified-selenium-ps-health-claims-29644
  6. 「Phosphatidylserine: Benefits, Forms, Dosing, and Side Effects」, Dr Brad Stanfield (주장과 면책의 모순적 조합, 소 뇌 유래와 식물 유래의 구분), https://drstanfield.com/blogs/articles/phosphatidylserine-benefits-forms-dosing-and-side-effects
  7. 미국 알츠하이머협회, 「Alternative Treatments」(광우병 우려에 따른 원료 전환 및 권고 여부), https://www.alz.org/alzheimers-dementia/treatments/alternative-treatments
  8. 식품안전나라 (기능성 원료 및 인정 문구 조회), https://www.foodsafetykorea.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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