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테인과 지아잔틴이 황반에서 하는 일, 그리고 세 번째 색소

눈 영양제 하면 루테인, 좀 더 알면 지아잔틴까지 떠오릅니다.

그런데 황반을 이루는 색소는 셋입니다. 그리고 세 번째 것은 음식에 거의 들어 있지 않습니다.

오늘은 그 색소들이 눈 안에서 어떻게 배치되어 있고, 무슨 일을 하는지 정리해 보겠습니다.

 

황반색소는 세 가지입니다

사람의 황반에는 루테인, 지아잔틴, 메소지아잔틴 세 가지 카로티노이드가 집중되어 있습니다[3].

앞의 둘은 식품에서 얻습니다. 루테인은 짙은 잎채소에, 지아잔틴은 옥수수나 주황 파프리카, 달걀노른자에 들어 있습니다.

메소지아잔틴은 다릅니다. 식품에서는 거의 발견되지 않습니다[3][6].

그러면 어디서 오느냐. 눈 안에서 만들어집니다. 망막색소상피의 RPE65라는 효소가 루테인을 메소지아잔틴으로 바꾸는 것으로 보고됐습니다[2].

먹은 것을 눈이 현장에서 다른 형태로 바꿔 쓰는 셈입니다.

 

자리마다 구성이 다릅니다

여기가 제가 가장 놀란 부분입니다.

세 색소가 망막에 고르게 퍼져 있는 것이 아닙니다. 위치에 따라 농도도 비율도 완전히 달라집니다.

위치 루테인 : 지아잔틴 : 메소지아잔틴 총 농도
주변부 망막 3 : 1 : 0 약 0.05 ng/mm²
황반 중심 1 : 1 : 1 약 13 ng/mm²

[표 1] 망막 위치별 색소 구성 · 출처: 고성능액체크로마토그래피 측정 자료[2][4]

두 가지가 동시에 바뀝니다.

농도는 황반에서 100배로 올라갑니다[2]. 면적당으로 환산하면 중심와와 주변부의 차이가 훨씬 큽니다[4].

그리고 비율이 뒤집힙니다. 주변부에는 메소지아잔틴이 사실상 없는데(3:1:0), 중심으로 갈수록 늘어나 1:1:1이 됩니다[2].

이런 규칙적인 분포 패턴은 이 색소들의 침착이 능동적으로 조절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문헌은 정리합니다[1]. 우연히 쌓인 것이 아니라 몸이 자리를 정해 배치한다는 뜻입니다.

 

두 가지 일을 합니다

황반색소가 하는 일은 크게 둘로 나뉩니다.

첫째, 빛을 거릅니다. 청색광은 파장이 짧고 에너지가 높습니다. 황반색소는 이 빛을 흡수해 광화학적 손상으로부터 망막을 보호합니다[4].

숫자로 보면 이렇습니다. 정상 수준에서 460nm 파장 빛의 20~40%가 흡수됩니다[1]. 눈 안쪽에 노란 필터가 하나 깔려 있는 셈입니다.

둘째, 산화를 막습니다. 국소적인 항산화 작용을 하며, 단일항 산소와 활성산소종을 중화하고, 자외선에 의한 과산화를 막고, 리포푸신 형성과 그에 따른 산화 손상을 줄이는 것으로 보고됩니다[4].

빛이 많이 들어오는 자리에 빛을 거르는 색소가 가장 두껍게 깔려 있다는 배치가, 기능과 위치가 맞물려 있음을 보여줍니다.

 

AREDS2가 확인한 것과 그 배경

임상 근거로 가장 많이 인용되는 것이 AREDS2입니다.

참가자 4,203명, 다기관 무작위 이중맹검 위약대조 시험이었습니다[6]. 루테인 10mg과 지아잔틴 2mg을 사용했습니다.

결과로 인용되는 것은 베타카로틴이 들어 있던 기존 AREDS 제형과 비교했을 때 진행성 황반변성으로의 진행 위험이 18% 감소했다는 것입니다[6].

여기서 비교 대상이 위약이 아니라 기존 제형이라는 점을 짚어 두겠습니다. 숫자를 인용할 때 무엇과 비교한 것인지가 함께 가야 합니다.

그리고 왜 베타카로틴을 교체했는지가 흥미롭습니다. 흡연자에서 폐암 위험 증가와 연관되었기 때문입니다[6].

앞선 글에서 다룬 ATBC와 CARET 시험이 바로 그 근거입니다. 한 성분에서 확인된 해로움이 다른 영역의 제형 설계를 바꾼 사례입니다.

사람마다 반응이 다릅니다

한 가지 더 알아 두실 점이 있습니다.

유전적·대사적 영향에 따라 식이 섭취에 대한 개인별 반응이 다르다는 근거가 쌓이고 있고, 더 높은 섭취량이 도움이 되는 하위집단이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 있습니다[3].

앞서 이소플라본의 에쿠올, 히알루론산의 장내세균 이야기에서 본 것과 같은 구조입니다. 같은 양을 먹어도 사람마다 도달하는 정도가 다를 수 있다는 것입니다.

확인하실 점

  • 국내 인정 문구를 확인하세요 — 루테인 관련 원료의 인정 기능성은 황반색소밀도를 ‘유지’하는 방향으로 표현됩니다. ‘개선’이나 ‘회복’과는 범위가 다릅니다. 원료명으로 식품안전나라에서 조회하실 수 있습니다[5].
  • 함량 표기를 보세요 — 루테인과 지아잔틴이 각각 얼마인지, 그리고 메소지아잔틴이 들어 있는지가 제품마다 다릅니다.
  • 다른 제품과 겹치는지 확인하세요 — 종합비타민이나 눈 건강 복합제에 함께 들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 흡연자는 베타카로틴 함유 여부를 특히 확인하세요 — 위에서 다룬 이유 때문입니다.
  • 정기검사를 대신할 수 없습니다 — 앞선 글에서 다뤘듯 만 40세 이상은 매년 안과 검사가 권고됩니다. 보충제보다 먼저 확인할 일입니다.

 

마치며

가장 크게 바뀐 생각은 셋이라는 것이었습니다. 루테인과 지아잔틴이 황반색소의 전부인 줄 알았는데, 세 번째인 메소지아잔틴이 있었고 그것은 음식에 없었습니다. 몸이 루테인을 눈 안에서 바꿔 만듭니다.

그리고 배치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주변부에서 3:1:0이던 비율이 중심에서 1:1:1이 되고, 농도는 100배로 올라갑니다. 빛이 가장 많이 모이는 자리에 빛을 거르는 색소가 가장 두껍게 깔려 있는 구조입니다.

이런 규칙성은 몸이 자리를 정해 배치하고 있다는 뜻이고, 그렇다면 먹은 양과 그 자리에 도달하는 양이 단순 비례하지 않으리라는 짐작도 자연스럽게 따라옵니다.

다음 편에서는 눈 건강 보충제의 임상 근거가 어디까지 와 있는지 정리해 보겠습니다.

용어 풀이

  • 황반 — 망막 중심의 작은 부위로, 가장 선명하게 보는 일을 담당합니다.
  • 중심와 — 황반 한가운데의 가장 예민한 지점입니다.
  • 카로티노이드 — 식물에 들어 있는 노랑·주황 계열 색소 성분을 통틀어 이릅니다.
  • 메소지아잔틴 — 황반색소의 세 번째 성분. 음식에는 거의 없고 눈 안에서 루테인으로부터 만들어집니다.
  • 황반색소밀도 — 황반에 색소가 얼마나 깔려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 리포푸신 — 세포에 나이가 들며 쌓이는 노폐물성 물질입니다.

한눈에 정리

  • 황반색소는 루테인·지아잔틴·메소지아잔틴 셋
  • 메소지아잔틴은 식품에 거의 없고, 망막색소상피에서 루테인으로부터 만들어짐
  • 비율이 자리마다 다름 — 주변부 3:1:0, 황반 중심 1:1:1
  • 황반에서 총 카로티노이드 농도가 100배로 상승
  • 이런 규칙적 분포는 침착이 능동적으로 조절됨을 시사
  • 460nm 청색광의 20~40%를 흡수하며, 국소 항산화 작용도 함
  • AREDS2(4,203명)에서 루테인 10mg·지아잔틴 2mg은 베타카로틴 함유 기존 제형 대비 진행 위험 18% 감소
  • 베타카로틴이 교체된 이유는 흡연자에서 폐암 위험 증가와의 연관 때문
  • 유전적·대사적 차이에 따라 개인별 반응이 다를 수 있음

※ 본 글은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의학적 진단이나 처방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국내 인정 기능성 문구는 원료와 제품에 따라 다르므로 식품안전나라에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시야나 시력에 변화가 느껴지시면 보충제에 의존하지 마시고 안과 진료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약을 복용 중이시거나 흡연 중이시라면 섭취 전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참고자료

  1. 「Lutein, zeaxanthin, and the macular pigment」, PubMed (능동적 침착 조절, 460nm 흡수율), https://pubmed.ncbi.nlm.nih.gov/11361022/
  2. 「Imaging lutein and zeaxanthin in the human retina with confocal resonance Raman microscopy」, PMC (주변부 3:1:0 및 황반 1:1:1, 100배 농도 상승, RPE65 전환), https://pmc.ncbi.nlm.nih.gov/articles/PMC7275724/
  3. 「Lutein and Zeaxanthin Isomers in Eye Health and Disease」, PubMed (세 카로티노이드 구성, 개인별 반응 차이), https://pubmed.ncbi.nlm.nih.gov/27431371/
  4. 「Lutein, zeaxanthin, and meso-zeaxanthin: The basic and clinical science underlying carotenoid-based nutritional interventions against ocular disease」, ScienceDirect (중심와 13 ng/mm² 대 주변부 0.05 ng/mm², 청색광 흡수 및 항산화 작용), https://www.sciencedirect.com/science/article/abs/pii/S1350946215000865
  5. 식품안전나라 (기능성 원료 및 인정 문구 조회), https://www.foodsafetykorea.go.kr/
  6. 「Meso-Zeaxanthin: Eye Health and Macular Protection」(AREDS2 설계 및 베타카로틴 교체 배경), https://www.greenskybio.com/marigold_extract/3881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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