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치료를 받으셨거나 받고 계신 분에게 콩과 이소플라본은 마음이 놓이지 않는 주제입니다. 에스트로겐과 비슷하다는 말을 들으면 더 그렇습니다.
먼저 분명히 해두겠습니다. 이 글은 섭취를 권하지도 만류하지도 않습니다. 그 판단은 담당 의료진의 몫이고, 이 글은 진료실에서 무엇을 물을지를 돕기 위한 것입니다.
왜 이 걱정이 생기는 걸까
이소플라본은 식물성 에스트로겐으로 분류됩니다. 화학 구조가 에스트로겐과 닮아 에스트로겐 수용체에 결합합니다.
그리고 유방암의 상당수가 에스트로겐 수용체 양성입니다. 에스트로겐이 종양 성장을 자극할 수 있어, 그것을 차단하는 것이 치료의 한 축입니다.
여기서 질문이 생깁니다. 에스트로겐을 차단하는 치료를 받는데 에스트로겐 비슷한 것을 먹어도 되는가.
논리적으로 타당한 걱정입니다. 그리고 실제로 오랫동안 연구된 질문이기도 합니다.
콩 음식에 대한 답은 나와 있습니다
가장 많이 인용되는 연구는 상하이 유방암 생존자 연구입니다. 유방암 진단을 받은 중국 여성 5,042명을 추적했습니다[1].
콩 섭취가 가장 많았던 집단과 가장 적었던 집단을 비교한 결과입니다[1][2].
| 지표 | 최저 섭취군 | 최고 섭취군 | 위험비 |
| 4년 사망률 | 10.3% | 7.4% | 0.71 (0.54~0.92) |
| 4년 재발률 | 11.2% | 8.0% | 0.68 (0.54~0.87) |
[표 1] 대두 섭취량에 따른 4년 결과 · 출처: 상하이 유방암 생존자 연구[1][2]
걱정했던 방향과 반대로 나왔습니다. 콩을 많이 드신 쪽에서 사망과 재발이 적었습니다.
그리고 두 가지가 더 확인됐습니다[1].
- 에스트로겐 수용체 양성에서도, 음성에서도 같은 방향이었습니다
- 타목시펜을 복용한 분에게서도, 복용하지 않은 분에게서도 같은 방향이었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 생존자 약 2,000명을 9년간 추적한 연구에서도 비슷했습니다. 폐경 후 타목시펜을 복용 중인 여성 가운데 이소플라본 섭취가 가장 많았던 집단의 재발률이 가장 낮았습니다[3].
여러 나라의 생존자를 모은 다른 연구도 같은 결로 정리합니다. 호르몬 치료를 받은 여성에서 식이 이소플라본이 생존에 부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은 낮다는 것입니다[7].
조금 더 자세히 — 수치의 한계가 궁금하신 분만 읽으셔도 됩니다. 이 연구들은 관찰 연구입니다. 콩을 많이 드시는 분이 다른 생활습관도 다를 수 있으므로, 콩이 원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연구진도 여러 요인을 보정했지만 관찰 연구의 한계는 남습니다. 그리고 상하이 연구 저자 중 한 명이 2005년에 미국대두협회로부터 소규모 연구개발비를 받은 이력이 논문에 명시되어 있습니다. 협회가 설계·수행·해석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적혀 있지만, 앞선 글에서 다룬 원칙대로 자금출처는 함께 읽는 편이 맞습니다.
용량에는 상한이 있었습니다
같은 연구에서 흥미로운 지점이 하나 더 있습니다.
대두단백 하루 11g, 이소플라본으로 40mg까지는 섭취가 늘수록 생존이 좋아졌고, 그 이상에서는 추가 이득이 없었습니다[2].
더 먹는다고 더 좋아지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이 시리즈에서 반복해 나온 형태입니다.
앞선 글에서 정리했듯 한국인의 상용 이소플라본 섭취량은 하루 약 47mg입니다. 이미 그 구간 안에 있거나 조금 넘는 수준입니다.
농축 이소플라본 보충제도 같은 이야기인가
아닙니다. 이 구분이 이 글에서 가장 중요합니다.
위 연구들이 본 것은 콩 음식입니다. 된장, 두부, 콩나물, 두유 같은 것들이죠. 농축 보충제가 아닙니다.
한 전문가의 지적이 명확합니다. 건강기능식품 형태로 나온 이소플라본 보충제는 함량이 상당히 높기 때문에 복용에 주의를 요한다는 것입니다[4].
그리고 실험 근거에서도 방향이 갈립니다. 난소를 제거한 실험동물에 사람 유방암 세포를 이식하고 대두 이소플라본 추출물을 먹인 연구에서, 종양 성장이 자극되는 결과가 보고됐습니다[5].
식품에서 안전하다는 것이 농축 보충제에서도 안전하다는 뜻은 아닙니다.
| 콩 음식 | 농축 이소플라본 보충제 | |
| 연구된 대상 | 생존자 대상 대규모 추적 연구 있음 | 상대적으로 근거 적음 |
| 함량 | 하루 40mg 안팎 | 제품에 따라 훨씬 높을 수 있음 |
| 함께 들어오는 것 | 단백질·섬유질·기타 성분 | 이소플라본 위주 |
| 흡수 양상 | 식사와 함께 서서히 | 한 번에 집중 |
| 결론 | 관찰 연구에서 유리한 방향 | 개별 상담 필요 |
[표 2] 콩 음식과 농축 보충제의 차이 · 출처: 관련 문헌 종합[1][4][5]
무엇을 확인해야 하나
병력이 있으시다면 아래를 정리해 진료 때 여쭤보시면 됩니다.
내 상황은 어느 쪽인가
유방암 병력이 있으실 때, 경우마다 물어볼 것이 다릅니다
콩 음식을 평소대로 먹는 것
대개 문제 삼지 않습니다 — 그래도 진료 때 알리세요
농축 이소플라본 보충제를 새로 시작
시작 전 반드시 상담
이미 보충제를 먹고 있음
임의로 끊지 말고 다음 진료 때 알리세요
갱년기 증상 때문에 고민 중
증상 자체를 다른 선택지와 함께 상의하세요
공통 — 무엇을 드시든 담당 의료진이 알고 계셔야 합니다.
이 도식이 보여주는 것은 경우마다 물어볼 것이 다르다는 점입니다.
진료 때 가져가실 것
- 호르몬 수용체 상태 — 에스트로겐·프로게스테론 수용체 양성인지 음성인지. 결과지에 적혀 있습니다.
- 복용 중인 치료제 — 타목시펜인지 아로마타제 억제제인지, 치료 중인지 끝났는지.
- 지금 먹고 있는 제품 전부 — 앞선 글에서 다뤘듯 통을 그대로 가져가시는 편이 정확합니다. 갱년기 복합제나 이너뷰티 제품에 이소플라본이 들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 평소 콩 음식 섭취 정도 — 하루 한두 번인지, 거의 안 드시는지.
물어보실 것
- 자신의 수용체 상태와 치료 단계에서 콩 음식을 평소대로 먹어도 되는지
- 지금 먹고 있는 이 제품에 이소플라본이 들어 있는데 계속 먹어도 되는지
- 갱년기 증상이 힘든데 이소플라본 말고 어떤 선택지가 있는지
반대 방향의 걱정도 있습니다
한 가지 짚어 두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이 주제를 접하고 된장국이나 두부까지 끊으시는 분이 계십니다. 그건 근거가 뒷받침하지 않는 방향입니다.
위에서 본 대로 콩 음식은 오히려 유리한 방향으로 나왔고, 국가암정보센터 자료도 이소플라본이 유방암 위험을 줄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정리합니다[6].
게다가 콩은 단백질 급원이기도 합니다. 앞선 글에서 다뤘듯 중년 이후 끼니마다 단백질을 확보하는 일은 그 자체로 중요합니다. 콩을 통째로 끊으면 그쪽이 비게 됩니다.
걱정의 대상은 농축 보충제이지 밥상이 아닙니다. 다만 이것도 담당 의료진의 판단이 우선입니다.
정리하면
콩 음식 — 5,042명 추적 연구에서 사망과 재발이 오히려 낮았고, 수용체 상태와 타목시펜 복용 여부에 관계없이 같은 방향이었습니다. 다만 관찰 연구의 한계가 있습니다.
농축 보충제 — 근거가 다르고 함량이 훨씬 높을 수 있습니다. 새로 시작하시려면 반드시 사전 상담이 필요하고, 이미 드시고 계시다면 다음 진료 때 알리셔야 합니다.
공통 — 무엇을 드시든 담당 의료진이 알고 계셔야 합니다. 그것이 이 글이 드릴 수 있는 가장 실질적인 조언입니다.
용어 풀이
- 이소플라본 — 콩과 식물에 들어 있는, 에스트로겐과 구조가 비슷한 성분입니다.
- 식물성 에스트로겐 — 식물에서 유래해 에스트로겐과 비슷하게 작용할 수 있는 물질을 이릅니다.
- 에스트로겐 수용체 양성 — 종양 세포가 에스트로겐 수용체를 가지고 있어 에스트로겐에 반응하는 상태입니다.
- 타목시펜 — 에스트로겐 수용체를 차단하는 유방암 치료제입니다.
- 위험비(HR) — 비교군 대비 위험의 비율. 1보다 작으면 위험이 낮게 나왔다는 뜻입니다.
- 관찰 연구 — 개입 없이 있는 그대로를 관찰해 분석하는 연구. 인과를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한눈에 정리
- 이소플라본은 식물성 에스트로겐이라 수용체에 결합함 — 걱정의 출발점
- 상하이 유방암 생존자 연구 5,042명: 콩 섭취 최고군의 4년 사망률 4%, 최저군 10.3%
- 재발률도 0% 대 11.2%, 위험비 0.68
- 수용체 양성·음성 모두, 타목시펜 복용 여부와 관계없이 같은 방향
- 캘리포니아 생존자 연구에서도 타목시펜 복용 여성 중 이소플라본 최고 섭취군의 재발률이 가장 낮음
- 대두단백 11g(이소플라본 40mg)까지 선형, 그 이상은 추가 이득 없음
- 이 근거는 콩 음식에 관한 것이며 농축 보충제에 그대로 적용되지 않음
- 동물 실험에서는 이소플라본 추출물이 이식 종양 성장을 자극한 보고가 있음
※ 본 글은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의학적 진단이나 처방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유방암 치료 중이시거나 병력이 있으시다면, 이소플라본 보충제를 시작하거나 중단하기 전에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이 글은 섭취를 권하거나 만류하는 내용이 아니며, 개인의 수용체 상태·치료 단계·복용 약제에 따라 판단이 달라집니다. 이미 복용 중인 제품이 있으시면 임의로 중단하지 마시고 다음 진료 때 알리시기 바랍니다. 갱년기 증상으로 힘드시다면 그 자체를 진료에서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참고자료
- Shu XO 외, 「Soy food intake and breast cancer survival」, JAMA 2009;302(22):2437-43 (상하이 유방암 생존자 연구 5,042명, 위험비 및 수용체·타목시펜 하위분석, 이해상충 명시), https://pubmed.ncbi.nlm.nih.gov/19996398/
- American Family Physician, 「High Soy Food Intake May Improve Breast Cancer Survival」(4년 사망·재발률 수치 및 용량-반응 상한 11g/40mg), https://www.aafp.org/afp/2010/1001/p828a
- org, 「Breast Cancer Survival and Soy」(LACE 연구 — 캘리포니아 생존자 약 2,000명, 타목시펜 복용 여성 대상 결과), https://nutritionfacts.org/video/breast-cancer-survival-and-soy/
- 농민신문, 「콩 속 ‘이소플라본’, 유방암 재발 위험 낮춘다」(전문가의 보충제 관련 주의 언급), https://v.daum.net/v/Vpc7e7OJ7D?f=p
- Wu Q 외, 「Soy isoflavone extracts stimulate the growth of nude mouse xenografts bearing estrogen-dependent human breast cancer cells (MCF-7)」, Journal of Biomedical Research 2012, https://www.ncbi.nlm.nih.gov/pmc/articles/PMC3596079/
- 국가암정보센터, 「암예방과 검진 — 식이 질문과 답변」(이소플라본과 유방암 위험에 관한 서술), https://www.cancer.go.kr/lay1/S1T226C240/contents.do
- Zhang FF 외, 「Dietary isoflavone intake and all-cause mortality in breast cancer survivors: The Breast Cancer Family Registry」, Cancer 2017, https://acsjournals.onlinelibrary.wiley.com/doi/10.1002/cncr.306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