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분제 형태 비교, 그리고 형태보다 중요했던 것

철분제를 보면 황산철, 푸마르산철, 비스글리시네이트철로 나뉩니다. 어느 쪽이 나은지 궁금해지는 대목입니다.

그런데 자료를 정리해 보니, 형태 선택보다 훨씬 크게 작용하는 변수가 따로 있었습니다. 그것도 저의 생각과 반대 방향으로요.

먼저 분명히 해둘 것이 있습니다. 철분제는 검사 결과에 따라 판단할 일이고, 이 글은 형태의 차이를 이해하기 위한 것입니다.

 

표기 무게와 실제 철의 양

칼슘이나 글루코사민에서 봤던 것과 같은 구조입니다. 철도 다른 물질과 결합한 염 형태로 들어 있어, 화합물 전체 무게 중 실제 철이 차지하는 비율이 형태마다 다릅니다.

분자량으로 계산하면 이렇습니다.

형태 원소철 비율 표기 100mg 시 실제 철
황산철 (7수화물) 약 20% 약 20mg
황산철 (1수화물) 약 33% 약 33mg
푸마르산철 약 33% 약 33mg
비스글리시네이트철 약 27% 약 27mg
글루콘산철 약 12% 약 12mg

[표 1] 형태별 원소철 비율 · 출처: 분자량 기반 계산

황산철에 두 줄이 있는 것을 보시면, 같은 ‘황산철’이라도 수화물 형태에 따라 20%와 33%로 갈립니다. 결합한 물 분자의 무게가 계산에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국내 제품은 표시란에 실제 철의 양이 mg으로 적혀 있어 직접 계산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앞면에 큰 숫자가 화합물 무게로 적혀 있을 수 있으니, 뒷면을 보시면 됩니다.

 

위장 부담은 실제로 확인된 문제입니다

철분제의 가장 흔한 이탈 사유가 위장 증상입니다. 이건 인상이 아니라 측정된 결과입니다.

43편, 성인 6,831명을 분석한 메타분석에서 황산철은 위약 대비 위장관 부작용 위험을 유의하게 높였습니다[1].

  • 위약 대비 오즈비 2.32 (95% 신뢰구간 1.74~3.08)
  • 정맥주사 철분 대비 오즈비 3.05 (2.07~4.48)[1]

흔한 증상은 복통, 메스꺼움, 변비, 설사입니다[2].

원인은 흡수되지 않고 장에 남은 철입니다. 장을 자극하고, 금속 맛이나 장내 세균 구성 변화로도 이어집니다[2].

 

비스글리시네이트는 다른 경로를 씁니다

비스글리시네이트철은 철이 글리신이라는 아미노산 두 개에 결합된 킬레이트 형태입니다.

차이는 흡수 방식에 있습니다. 상당 부분이 킬레이트 상태 그대로 흡수되어, 위산 의존도가 낮습니다.

앞선 칼슘 글에서 다룬 것과 같은 구조입니다. 위산 억제제를 드시는 분에게 의미가 있는 특성이죠.

효과 쪽 자료도 있습니다. 임신부 대상 무작위 시험에서 비스글리시네이트 25mg이 황산철 50mg과 철 상태 지표에서 대등했고, 위장 증상은 유의하게 적었습니다[3].

절반 용량으로 같은 결과였다는 뜻입니다. 다만 이 시험은 임신부 예방 목적이었으므로, 치료 목적의 고용량 상황에 그대로 옮기기는 어렵습니다.

 

형태보다 크게 작용한 것

여기가 제가 생각을 고친 부분입니다.

저는 매일 꾸준히 먹는 것이 당연히 낫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렇지 않았습니다.

헵시딘이라는 호르몬이 있습니다. 간에서 만들어져 장이 철을 얼마나 흡수할지를 조절합니다[4].

문제는 이겁니다. 철분제를 먹으면 헵시딘이 올라갑니다. 8시간에 최고치에 이르고, 24시간에도 여전히 높은 상태이며, 48시간이 되어야 내려옵니다[2].

그러니 매일 먹으면 어제 먹은 것 때문에 오늘 먹은 것의 흡수가 억제됩니다.

2017년 란셋 혈액학에 실린 시험이 이를 직접 측정했습니다. 철 결핍 여성을 대상으로 연속 복용과 격일 복용을 비교했더니[5]:

  • 격일 복용 분율흡수율 21.8%
  • 연속 복용 16.3%[6]

그리고 하루 두 번 나눠 먹는 것보다 아침에 한 번 먹는 것이 나았습니다. 나눠 먹으면 헵시딘이 더 올라가기 때문입니다[5].

칼슘과 정반대입니다. 앞선 글에서 칼슘은 나눠 먹으라고 정리했는데, 철은 몰아서 격일로 먹는 쪽이 흡수가 좋습니다. 칼슘은 운반 경로가 포화되는 문제이고, 철은 호르몬 되먹임이 걸리는 문제라 방향이 반대로 나옵니다.

조금 더 자세히 — 임상 적용이 궁금하신 분만 읽으셔도 됩니다. 이 결과는 철 결핍성 빈혈 여성에서도 확인되었습니다[6]. 다만 표준 진료가 곧바로 바뀐 것은 아니고, 상황에 따라 판단이 다릅니다. 중증 빈혈, 임신, 만성질환 동반 시에는 개별적인 용법이 필요합니다[2]. 복용 간격은 처방한 의료진과 상의해 정할 일이지 스스로 바꾸실 일이 아닙니다.

 

상황별로 정리하면

상황 고려할 점
황산철로 위장 증상이 있었음 비스글리시네이트가 근거 있는 대안
위산 억제제 복용 중 비스글리시네이트는 위산 의존도 낮음
비용을 아끼고 싶음 황산철이 가장 저렴하고 가장 많이 연구됨
알 개수를 줄이고 싶음 원소철 비율이 높은 형태
어느 형태든 복용 간격을 의료진과 상의

[표 2] 상황에 따른 고려 사항 · 출처: 관련 문헌 종합[1][2][3]

황산철이 나쁜 형태라는 뜻이 아닙니다. 가장 오래 쓰였고 자료가 가장 많으며 저렴합니다. 위장 증상이 없다면 굳이 바꿀 이유가 크지 않습니다.

 

확인하실 점

  • 검사 없이 시작하지 마세요 — 앞선 글에서 다뤘듯 페리틴을 비롯한 지표로 확인할 일입니다. 피로하다고 철분제를 시작하는 것은 순서가 아닙니다.
  • 과잉은 문제가 됩니다 — 철은 상한섭취량이 설정된 영양소이고, 몸에 배출 경로가 제한적입니다.
  • 비타민C와 함께, 차·커피와는 시간을 띄우세요 — 앞선 글에서 다룬 흡수 조건입니다.
  • 칼슘제와 시간을 띄우세요 — 흡수 경로에서 경합합니다.
  • 위장 증상이 있으면 참지 마시고 상의하세요 — 형태를 바꾸거나 간격을 조정할 수 있는지 등이 논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마치며

형태별 차이를 정리하려고 시작했는데, 정작 크게 작용한 변수는 형태가 아니었습니다.

헵시딘이 48시간 가까이 올라가 있어서, 매일 먹으면 어제 것이 오늘 것의 흡수를 막습니다. 격일 복용이 분율흡수율 21.8% 대 16.3%로 앞섰고, 하루 두 번보다 아침 한 번이 나았습니다.

꾸준함이 미덕이라는 상식이 여기서는 반대로 작용한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리고 칼슘과 정반대 방향이라는 점도요. 같은 ‘미네랄 보충’인데 몸이 조절하는 방식이 달라서 답이 갈립니다.

형태는 그다음 문제입니다. 위장 증상이 있거나 위산 억제제를 드신다면 비스글리시네이트가 근거 있는 선택지이고, 그렇지 않다면 황산철로도 충분합니다.

무엇보다 철분제는 검사 결과를 놓고 시작할 일이라는 점을 다시 짚어 두겠습니다.

용어 풀이

  • 원소철 — 화합물 전체 무게 중 실제 철이 차지하는 양입니다.
  • 수화물 — 결정 구조에 물 분자가 결합된 형태. 물의 무게가 함께 계산됩니다.
  • 킬레이트 — 미네랄이 아미노산 같은 물질에 감싸이듯 결합된 형태입니다.
  • 헵시딘 — 간에서 만들어져 장의 철 흡수량을 조절하는 호르몬입니다.
  • 분율흡수율 — 먹은 양 중 실제로 흡수된 비율입니다.
  • 오즈비 — 비교군 대비 위험의 비율. 2.32는 위험이 약 2.3배로 나왔다는 뜻입니다.

한눈에 정리

  • 원소철 비율: 황산철 7수화물 약 20%, 1수화물 약 33%, 푸마르산철 약 33%, 비스글리시네이트철 약 27%
  • 같은 ‘황산철’이라도 수화물 형태에 따라 비율이 갈림
  • 43편 6,831명 메타분석: 황산철은 위약 대비 위장관 부작용 오즈비 2.32, 정맥철 대비 3.05
  • 비스글리시네이트는 킬레이트 상태로 흡수되어 위산 의존도가 낮음
  • 임신부 시험에서 비스글리시네이트 25mg이 황산철 50mg과 대등하고 위장 증상은 적었음
  • 헵시딘은 복용 8시간에 최고, 24시간에도 높고, 48시간에 내려옴
  • 격일 복용 분율흡수율 8% 대 연속 복용 16.3%, 하루 한 번이 두 번보다 나음
  • 칼슘과 정반대 — 칼슘은 나눠서, 철은 몰아서 격일로

※ 본 글은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의학적 진단이나 처방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특정 제품을 평가하거나 권하는 내용이 아닙니다. 철분제는 검사 없이 임의로 시작하지 마시고, 복용 중이시라면 용량이나 복용 간격을 스스로 바꾸지 마시기 바랍니다. 철은 과잉 시 문제가 될 수 있으며, 중증 빈혈·임신·만성질환이 있으신 경우에는 개별적인 판단이 필요합니다. 위장 증상이 지속되면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참고자료

  1. Tolkien Z 외, 「Ferrous Sulfate Supplementation Causes Significant Gastrointestinal Side-Effects in Adults: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PLoS One 2015 (43편 6,831명, 오즈비 2.32 및 3.05), https://www.ncbi.nlm.nih.gov/pmc/articles/PMC4336293/
  2. 「Alternate day versus consecutive day oral iron supplementation in iron-depleted women: a randomized double-blind placebo-controlled study」, eClinicalMedicine (헵시딘 시간 경과, 위장 증상 기전, 임상 적용 한계), https://www.thelancet.com/journals/eclinm/article/PIIS2589-5370(23)00463-7/fulltext
  3. Milman N 외, 「Ferrous bisglycinate 25 mg iron is as effective as ferrous sulfate 50 mg iron in the prophylaxis of iron deficiency and anemia during pregnancy in a randomized trial」, Journal of Perinatal Medicine 2014;42(2):197-206, https://pubmed.ncbi.nlm.nih.gov/24152594/
  4. Moretti D 외, 「Oral iron supplements increase hepcidin and decrease iron absorption from daily or twice-daily doses in iron-depleted young women」, Blood 2015;126(17):1981-1989, https://pubmed.ncbi.nlm.nih.gov/26289639/
  5. Stoffel NU 외, 「Iron absorption from oral iron supplements given on consecutive versus alternate days and as single morning doses versus twice-daily split dosing in iron-depleted women: two open-label, randomised controlled trials」, Lancet Haematology 2017;4(11):e524-e533, https://pubmed.ncbi.nlm.nih.gov/29032957/
  6. Stoffel NU 외, 「Iron absorption from supplements is greater with alternate day than with consecutive day dosing in iron-deficient anemic women」, Haematologica 2020;105(5):1232-1239, https://pubmed.ncbi.nlm.nih.gov/31413088/

댓글 남기기

→ 인덱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