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경 이행기 증상은 언제부터? 에스트로겐·FSH 호르몬 변화와 검사 해석

폐경 이행기는 생리가 완전히 멈추기 전, 몸이 먼저 달라지기 시작하는 몇 년의 기간을 말합니다. 생리는 아직 하고 있는데 주기가 들쭉날쭉해지고, 잠을 설치고, 얼굴이 갑자기 달아오르는 일이 생깁니다. 그런데 병원에서 호르몬 검사를 해보면 “아직 폐경 아니에요”라는 말을 듣기도 합니다.

저는 이 시기를 오랫동안 단순하게 이해하고 있었습니다. 여성호르몬이 나이가 들면서 서서히 줄어들고, 어느 지점에서 바닥을 치면 폐경이 되는 것이라고요. 그런데 자료를 정리하다 보니 실제로 몸에서 벌어지는 일은 그 그림과 꽤 달랐습니다. 오늘은 그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폐경 이행기는 정확히 언제부터인가?

의학계에서는 생식 노화를 단계로 나누어 봅니다. 2011년에 여러 나라 연구자들이 모여 정리한 STRAW+10이라는 기준이 현재 표준으로 쓰이고 있습니다[1]. 이 기준은 여성의 생식 기간을 생식기, 폐경 이행기, 폐경 후기의 세 구간으로 나누고, 마지막 월경일을 0점으로 놓아 앞뒤로 단계를 매깁니다[1].

여기서 중요한 건 단계를 나누는 1차 기준이 호르몬 수치가 아니라 월경 주기의 변화라는 점입니다[1]. 호르몬 검사는 보조 자료로 쓰입니다.

이행기 초기에는 원래 규칙적이던 주기가 7일 이상 차이 나기 시작합니다. 이행기 후기로 넘어가면 60일 이상 생리를 건너뛰는 일이 생기고, 이 단계는 보통 마지막 월경 1~3년 전에 해당합니다[1]. 안면홍조 같은 혈관운동증상이 본격적으로 나타나는 것도 대개 이 무렵입니다[1].

단계 월경 주기 FSH 대표 증상
이행기 초기 7일 이상 변동 상승하되 들쭉날쭉 뚜렷하지 않음
이행기 후기 60일 이상 결여 25 IU/L 초과 혈관운동증상 시작
폐경 후 초기 없음 약 2년간 계속 상승 지속되다 완화
[표 1] STRAW+10 기준 폐경 이행기 단계별 특징 · 출처: StatPearls[1]

표에서 보시면 단계를 가르는 1차 기준이 호르몬 수치가 아니라 월경 주기라는 점이 분명해집니다.

그러니까 “생리를 아직 하니까 아직 아니다”라는 판단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주기가 흐트러지기 시작한 시점부터 이미 이행기 안에 들어와 있는 것입니다.

에스트로겐은 서서히 줄어들지 않습니다.

여기가 제가 잘못 알고 있던 대목입니다.

저는 에스트로겐이 완만한 내리막을 그리며 줄어드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폐경 이행기의 에스트라디올은 오르내림이 심하고, 어떤 시점에는 35세 미만 젊은 여성보다 더 높은 농도에 도달하기도 합니다[3]. 에스트로겐(Estrogen)이 하나의 ‘줄다리기팀’ 이름이라면, 에스트라디올(Estradiol, E2)은 그 팀에서 가장 힘이 센 선수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이걸 알고 나니 그동안 이해가 안 되던 것들이 설명됐습니다. 어떤 달은 괜찮다가 어떤 달은 유난히 힘든 이유, 가슴이 붓거나 생리량이 갑자기 많아지는 일이 왜 생기는지, 컨디션이 널을 뛰는 것처럼 느껴지는 게 왜 그런지 말입니다. 부족해서 생기는 문제라고만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불안정해서 생기는 문제에 가까웠습니다.

에스트라디올이 꾸준히 내려가고 그 상태로 안정되는 건 마지막 월경 이후의 일입니다. 연구 자료에 따르면 마지막 월경 후 약 2년까지 에스트라디올은 계속 감소하고 그 이후에 안정됩니다[2].

비 오는 창가에서 물결선을 그려 넣은 공책 위에 놓인 손

FSH가 먼저 움직입니다.

난소의 기능이 떨어지기 시작하면 몸은 그걸 그냥 두지 않습니다. 뇌하수체에서 난포자극호르몬(FSH)을 더 내보내 난소를 자극합니다. 그래서 에스트로겐 변화보다 FSH 상승이 먼저, 그리고 더 뚜렷하게 나타납니다.

이행기 초기에는 FSH가 오르긴 하되 들쭉날쭉합니다[1]. 이행기 후기로 가면 25 IU/L를 넘는 수준으로 올라갑니다[1]. 마지막 월경 이후에도 FSH는 약 2년간 계속 상승하다가 안정됩니다[2].

FSH는 오르고 에스트라디올은 요동친다. 이 두 가지가 동시에 벌어지는 시기가 폐경 이행기입니다. 몸이 균형을 다시 잡으려고 애쓰는 과정이라고 보는 편이 실제에 가깝습니다.

호르몬 검사 한 번으로는 알기 어렵습니다.

이 대목이 실제로 가장 헷갈리는 부분입니다.

에스트라디올이 오르내리고 FSH도 초기에는 변동이 크다면, 어느 날 한 번 뽑은 피로 지금 어느 단계인지 확정하기 어렵습니다. 실제로 STRAW+10 기준이 월경 주기를 1차 기준으로 삼고 호르몬 수치를 보조로 두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1].

검사 결과가 “정상 범위”로 나왔다고 해서 이행기가 아니라는 뜻은 아닙니다. 반대로 한 번 높게 나왔다고 폐경이 확정되는 것도 아닙니다. 증상과 주기 변화를 기록해 두고, 그 경과를 함께 놓고 봐야 판단이 됩니다.

그래서 저는 이 시기에 들어섰다고 느끼신다면 생리 주기와 증상을 간단히 기록해 두시길 권합니다. 날짜와 증상 몇 글자면 충분합니다. 진료실에서 이 기록만큼 도움이 되는 자료가 없습니다.

침대 곁 탁자에 펼쳐진 작은 수첩과 물컵, 안경

한국 여성은 조금 이른 편입니다

여기는 한국 상황을 따로 볼 필요가 있는 지점입니다.

시간 순서로 보면 이렇습니다.

주기 변동 시작 ──→ 60일 이상 결여 ──→ 마지막 월경 ────→ 안정

(이행기 초기)              (이행기 후기)             (중간점)                (약 2년 후)

마지막 월경이 끝점이 아니라 중간 지점이라는 게 핵심입니다. 그래서 평균 폐경 연령만 놓고 계산하면 실제 시작 시점을 놓칩니다.

해외 자료에서 마지막 월경의 중앙값은 51.4세로 제시됩니다[3]. 그런데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40세 이상 자연폐경 여성 4,485명을 분석한 국내 연구에서 우리나라 여성의 평균 자연폐경 연령은 49.9세로 나타났습니다[4]. 대한폐경학회도 국내 폐경 평균연령을 50세 안팎으로 소개해 왔습니다[5].

1년 반 정도의 차이입니다. 큰 숫자는 아니지만, 이행기가 마지막 월경보다 몇 년 앞서 시작된다는 점을 함께 놓고 보면 의미가 달라집니다. 한국 여성 기준으로는 40대 중반부터 이행기가 시작되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해외 콘텐츠를 그대로 읽고 “나는 아직 40대 중반이니 이르다”고 넘기시면 실제 몸의 변화와 어긋날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은 국내 자료를 기준으로 보시는 편이 맞습니다.

늦은 오후 강변 길을 걷는 두 사람의 뒷모습

이 시기에 영양제를 고를 때

저는 가족끼리 건강을 챙겨 주는 일을 좋게 봅니다. 언니가 좋았다고 하면 동생도 한번 먹어볼 만하고, 그렇게 주고받는 마음 자체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행기는 “좋았다더라”만 듣고 따라가기에 조심스러운 시기입니다. 앞에서 본 것처럼 이 시기의 호르몬 상태는 사람마다, 그리고 같은 사람 안에서도 달마다 다릅니다. 같은 성분이 누구에게는 맞고 누구에게는 아닐 수 있는 조건이 이미 갖춰져 있는 셈입니다.

권하시거나 권유받으실 때 확인하면 좋은 것들입니다.

  • 지금 어느 단계인지 — 주기가 흐트러지기 시작한 단계와 폐경 후 몇 년이 지난 단계는 상황이 다릅니다.
  • 유방·자궁 관련 병력이 있는지 — 여성호르몬과 관련된 성분이라면 반드시 사전에 전문가와 상의가 필요합니다.
  • 복용 중인 약이 있는지 — 특히 호르몬 관련 치료를 받고 계신다면 병용 여부를 먼저 확인하셔야 합니다.
  • 딸이나 조카에게 그대로 권하지 않기 — 연령대가 다르면 필요한 것도 다릅니다.

성분별 근거와 주의사항은 미국 국립보건원 영양보충제실이 성분별 자료를 공개하고 있어 참고하실 수 있습니다[6].

마치며

폐경 이행기를 “호르몬이 줄어드는 시기”로만 알고 있으면, 정작 몸에서 벌어지는 일과 어긋납니다. 줄어드는 것보다 흔들리는 것이 이 시기의 특징에 가깝고, 그래서 검사 한 번으로 딱 잘라 말하기 어렵습니다.

저도 이번에 정리하면서 생각을 고쳤습니다. 컨디션이 오락가락하는 게 제 관리 부족인 줄 알았는데, 그 자체가 이 시기의 생리적 특징이었습니다.

다음에는 갱년기 관련 건강기능식품 중 국내에서 어떤 기능성이 인정되어 있는지, 그 범위도 정리해 보겠습니다.

한눈에 정리

  • 폐경 이행기의 단계는 호르몬 수치가 아니라 월경 주기 변화를 1차 기준으로 나눔
  • 에스트라디올은 완만히 감소하는 게 아니라 크게 요동치며, 때로 젊은 여성보다 높기도 함
  • FSH가 먼저 오르며, 이행기 후기에는 25 IU/L를 넘는 수준까지 상승
  • 마지막 월경 후 약 2년까지 두 호르몬이 계속 변하다가 안정됨
  • 한국 여성의 평균 자연폐경 연령은 49.9세로 해외 수치보다 이른 편 — 이행기 시작도 그만큼 앞당겨 볼 것
  • 주기와 증상 기록이 단일 혈액검사보다 판단에 도움이 됨

※ 본 글은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의학적 진단이나 처방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증상이 일상에 지장을 줄 정도이거나 출혈 양상에 변화가 있다면 산부인과 진료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지병이 있거나 약을 복용 중이신 분은 전문가와 상담 후 건강기능식품을 섭취하시기 바랍니다.

참고자료

  1. StatPearls, “Menopause”, NCBI Bookshelf, https://www.ncbi.nlm.nih.gov/books/NBK507826/
  2. American Society for Reproductive Medicine, “Executive summary of the Stages of Reproductive Aging Workshop +10”, https://www.asrm.org/practice-guidance/practice-committee-documents/executive-summary-of-the-stages-of-reproductive-aging-workshopd10-addressing-the-unfinished-agenda-of-staging-reproductive-aging-2012/
  3. “The menopausal transition”, Fertility and Sterility (ScienceDirect), https://www.sciencedirect.com/science/article/pii/S0015028208037199
  4. 박상신 외, 「자연 폐경 연령과 비만,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유병률의 관계」(2016–2018 국민건강영양조사 분석), 대한보건연구 — 국민건강영양조사 원자료: https://knhanes.kdca.go.kr/
  5. 대한폐경학회, https://www.koreanmenopause.or.kr/
  6. NIH Office of Dietary Supplements, “Dietary Supplement Fact Sheets”, https://ods.od.nih.gov/factsheets/list-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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