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검사 기본 항목, 시력·안압·안저가 각각 보는 것

눈 검사를 하기 위해 안과에 가면 대개 세 가지를 합니다. 시력표를 읽고, 눈에 바람을 한 번 맞고, 어두운 방에서 눈 안쪽을 촬영합니다.

셋 다 눈을 보는 검사인데 보는 대상이 전혀 다릅니다. 그리고 이 중 하나가 정상이라고 해서 다른 하나도 괜찮다는 뜻은 아닙니다.

특히 한국에서는 이 점이 더 중요합니다. 이유는 뒤에서 보겠습니다.

먼저 분명히 해둘 것이 있습니다. 이 글은 검사 항목을 이해하기 위한 것이지, 스스로 판단하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세 검사가 보는 곳이 다릅니다

먼저 큰 그림부터 잡겠습니다.

  • 시력검사 — 얼마나 잘 보이는지, 즉 기능을 봅니다
  • 안압검사 — 눈 안쪽의 압력을 잽니다. 녹내장 위험을 살피기 위한 항목입니다
  • 안저검사 — 눈 뒤쪽의 구조를 직접 들여다봅니다

기능이 멀쩡해도 구조에 변화가 있을 수 있고, 압력이 정상이어도 손상이 진행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세 가지를 따로 합니다.

시력검사는 두 가지를 잽니다

시력표를 읽는 것만 시력검사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보통 두 가지가 함께 이뤄집니다.

나안시력과 교정시력 — 안경 없이 보는 정도와, 안경이나 렌즈로 교정했을 때 보는 정도입니다. 이 둘의 차이가 정보입니다. 교정해도 시력이 잘 나오지 않는다면 굴절 문제만은 아니라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굴절검사 — 근시·원시·난시가 얼마나 있는지를 재는 검사입니다. 도수를 정하는 근거가 됩니다.

여기서 알아 두실 점이 있습니다. 시력이 잘 나온다고 눈에 문제가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뒤에서 볼 만성 녹내장은 중심 시력이 비교적 오래 유지되기 때문에, 시력표만으로는 걸러지지 않습니다[3].

나무 책상 위에 놓인 안구 단면 해부 모형

 

안압, 그리고 정상범위

안압은 눈 안에서 만들어지는 액체(방수)의 생성과 배출 균형으로 정해집니다[3].

정상범위는 10~21mmHg로 봅니다[1]. 22mmHg 이상이면 녹내장이 의심되므로 정밀검사를 권합니다[2].

안압이 높을수록 녹내장 발생과 진행 위험이 커집니다. 다만 안압이 높은 사람에게 모두 녹내장이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3].

그리고 그 반대도 성립합니다. 여기가 이 글의 핵심입니다.

안압이 정상인데 녹내장일 수 있습니다

여기가 제가 몰랐던 부분입니다.

저는 안압이 정상범위 안이면 녹내장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안압이 정상 범위에 있으면서도 녹내장성 시신경 손상과 시야 결손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를 정상안압녹내장이라고 부릅니다[3].

그리고 이게 한국에서 특히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에 따르면 국내 녹내장 환자의 약 70~80%가 정상안압녹내장에 해당합니다[3].

드문 예외가 아니라 다수라는 뜻입니다. 안압 수치만 확인하고 안심하면 국내 녹내장 환자의 대부분을 놓치게 되는 구조입니다.

서울대학교병원 자료도 같은 점을 짚습니다. 정상안압녹내장이 있기 때문에 안압 이외에 안저촬영을 통해 시신경섬유층의 결손 유무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는 것입니다[1].

정상안압녹내장의 발생과 진행에는 시신경으로 향하는 혈류 이상, 유전적 소인, 고도근시 등 여러 요인이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3].

안저검사가 특별한 이유

안저는 눈 안쪽 뒷면입니다. 망막, 혈관, 맥락막, 그리고 뇌로 이어지는 시신경의 출입구로 이루어져 있습니다[2].

이 검사가 특별한 이유가 하나 있습니다.

망막은 몸에서 유일하게 혈관을 직접 관찰할 수 있는 부위입니다[2].

다른 곳의 혈관은 열어 보거나 조영제를 쓰지 않으면 볼 수 없습니다. 그런데 눈은 사진 한 장으로 혈관을 그대로 들여다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안저검사로 확인할 수 있는 범위가 눈에 그치지 않습니다. 눈 자체로는 망막박리, 안저출혈, 혈관 이상, 삼출물, 퇴행성 변화, 녹내장 의심 소견을 볼 수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고혈압이나 동맥경화, 당뇨병 같은 전신 질환과 그 합병증도 망막 관찰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2].

참고로 국민건강영양조사를 분석한 국내 연구에서, 개방각녹내장군은 대조군에 비해 평균 안압과 근시 정도가 높았고 수축기·이완기 혈압도 더 높았으며 고혈압 발병률도 높았습니다[4]. 눈과 전신이 따로 놀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자료입니다.

증상이 없다는 것이 함정입니다

만성 녹내장의 특징은 이렇습니다.

  • 초기 자각 증상이 거의 없습니다[3]
  • 주변 시야부터 서서히 손상되고, 중심 시력은 비교적 오래 유지됩니다[3]
  • 그래서 불편함을 느꼈을 때는 이미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3]

서울대학교병원은 만성 녹내장에 대해 더 직접적으로 적고 있습니다. 증상이 나타났을 때에는 이미 말기이므로 치료가 어렵다는 것입니다[1].

그래서 권고가 이렇게 나옵니다. 만 40세 이상이 되면 매년 녹내장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검사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1].

검사받으실 때

  • 안경과 렌즈 도수를 알고 가세요 — 이전 처방전이나 안경을 가져가시면 도움이 됩니다.
  • 산동 검사가 예정되어 있다면 운전을 피하세요 — 동공을 확대하면 몇 시간 동안 눈부심과 초점 흐림이 생깁니다.
  • 이전 검사 결과를 보관하세요 — 안저 사진은 시간에 따른 변화를 비교할 때 특히 유용합니다.
  • 가족력을 말씀하세요 — 녹내장은 가족력이 위험요인으로 꼽힙니다.
  • 고혈압이나 당뇨가 있으시면 알리세요 — 망막에 나타나는 변화와 직접 연결됩니다.

 

마치며

눈 검사를 정리하면서 가장 크게 바뀐 생각은 안압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정상범위 안이면 괜찮다고 여겼는데, 국내 녹내장 환자의 70~80%가 정상안압녹내장이라는 자료를 보고 나니 그 전제가 성립하지 않았습니다.

세 검사가 각각 다른 것을 본다는 점, 그리고 시력이 좋아도 구조에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함께 놓고 보면, 왜 셋을 다 하는지가 이해됩니다.

건강기능식품 쪽에서 눈 건강 이야기를 많이 접하게 되는데, 그보다 먼저 확인할 것은 정기검사입니다. 만 40세를 넘기셨다면 올해 안과 검진을 받으셨는지 한 번 확인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한눈에 정리

  • 세 검사는 각각 다른 것을 봄 — 시력은 기능, 안압은 압력, 안저는 구조
  • 시력검사는 나안·교정시력과 굴절검사로 나뉨
  • 안압 정상범위는 10~21mmHg, 22 이상이면 정밀검사 권고
  • 안압이 높다고 모두 녹내장이 되는 것은 아니고, 정상이어도 손상이 진행될 수 있음
  • 국내 녹내장 환자의 약 70~80%가 정상안압녹내장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 그래서 안압만이 아니라 안저촬영으로 시신경섬유층 결손을 확인해야 함
  • 망막은 몸에서 유일하게 혈관을 직접 볼 수 있는 부위 — 고혈압·당뇨 등 전신 질환도 확인 가능
  • 만성 녹내장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고 주변 시야부터 손상되므로, 만 40세 이상은 매년 검사 권고

※ 본 글은 검사 항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드리기 위한 정보 제공용이며, 의학적 진단이나 처방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검사 수치의 해석은 개인의 상태와 검사 방법에 따라 달라집니다. 결과를 근거로 스스로 판단하거나 건강기능식품 섭취를 조정하지 마시고, 시야나 시력에 변화가 느껴지면 안과 진료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참고자료

  1. 서울대학교병원 N의학정보, 「녹내장」(안압 정상범위, 정상안압녹내장, 40세 이상 연간 검사 권고), https://www.snuh.org/health/nMedInfo/nView.do?category=DIS&medid=AA000376
  2. 서울아산병원 건강검진 안내, 「안과(시력/안압/안저)」(안저검사의 범위와 전신질환 확인), https://health.amc.seoul.kr/health/personal/checkInformation.do?checkno=65
  3. 메디팜헬스뉴스, 「’잘 보이는데 녹내장?’ 소리 없이 사라지는 시야」(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인용 — 국내 정상안압녹내장 비율), https://www.medipharmhealth.co.kr/news/article.html?no=118330
  4. 이다빈, 김홍규, 「국민건강영양조사를 사용한 개방각녹내장의 위험 요인 분석」, 대한안과학회지 2024;65(1):59-67, https://www.kci.go.kr/kciportal/ci/sereArticleSearch/ciSereArtiView.kci?sereArticleSearchBean.artiId=ART003043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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