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밀도 검사 T값, 숫자가 뜻하는 것과 Z값과의 차이

골밀도 검사를 받으면 결과지에 마이너스가 붙은 숫자가 적혀 나옵니다. -1.3, -2.7 같은 값입니다. 처음 보면 이게 나쁜 건지 괜찮은 건지 감이 오지 않습니다.

이 숫자는 점수도 아니고 비율도 아닙니다. 무엇과 비교했는지를 알아야 뜻이 생기는 값입니다. 오늘은 그 비교 대상이 무엇인지부터 정리해 보겠습니다.

먼저 분명히 해둘 것이 있습니다. 이 글은 결과지를 이해하기 위한 것이지, 스스로 판단하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진단과 치료 결정은 반드시 진료를 통해 이루어져야 합니다.

T값이 비교하는 대상은 ‘지금 내 나이’가 아닙니다

여기가 가장 많이 오해되는 부분입니다.

T값은 내 뼈가 가장 튼튼했던 시절과 비교한 값입니다. 사람의 뼈는 30대까지 늘어나다가 그 이후로 서서히 줄어듭니다[2]. 그래서 20~30대 젊은 성인의 평균을 기준점(0)으로 놓고, 내 골밀도가 거기서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를 나타냅니다.

같은 나이대 사람들과 비교한 값이 아니라는 점이 중요합니다. 60대 여성이 -2.0을 받았다면, 그건 “또래보다 나쁘다”가 아니라 “가장 좋았을 때보다 이만큼 내려왔다”는 뜻입니다.

시험 점수에 비유하면 이렇습니다. 반 평균과 비교하는 게 아니라, 내가 제일 잘 봤던 시험 점수와 비교하는 셈입니다.

조금 더 자세히 — 단위가 궁금하신 분만 읽으셔도 됩니다. T값의 단위는 표준편차입니다. 젊은 성인 집단의 골밀도 분포에서 평균으로부터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를 나타내는 통계 단위이고, 그래서 1.0 차이가 어느 구간에서든 같은 폭을 뜻합니다.

숫자 구간이 나뉘는 지점

세계보건기구가 정한 구분은 이렇습니다.

T값 분류
-1.0 이상 정상 젊은 성인 평균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음
-1.0 ~ -2.5 골감소증 줄어들었지만 골다공증 기준에는 못 미침
-2.5 이하 골다공증 진단 기준에 해당

[표 1] T값에 따른 분류 · 출처: WHO 기준, 대한내분비학회지 진단 지침[4]

골감소증은 골다공증의 전 단계입니다. 뼈가 약해지고 있지만 특별한 증상은 없는 상태이고, 관리하지 않으면 골다공증으로 진행될 수 있습니다[2].

골다공증은 뼛속에 구멍이 많이 생겨 강도가 약해지고 쉽게 부러지는 상태를 말합니다[1]. 심한 경우 일상생활 중에도 척추나 대퇴골에 골절이 생길 수 있습니다[1].

숫자가 마이너스라고 해서 모두 문제인 것은 아닙니다. -0.5나 -1.0은 정상 범위 안에 있습니다.

나무 책상에 놓인 결과지와 그 위의 형광펜

Z값은 언제 쓰나

결과지에 T값 말고 Z값이 함께 적혀 있기도 합니다.

Z값은 같은 나이대 사람들과 비교한 값입니다. T값이 “가장 좋았을 때와 비교”라면, Z값은 “또래와 비교”입니다.

이 값을 주로 쓰는 대상이 정해져 있습니다. 소아와 청소년, 폐경 전 여성, 그리고 50세 미만 남성은 T값 대신 Z값을 기준으로 봅니다[5]. 아직 뼈가 줄어들 나이가 아닌 사람에게 “젊은 성인과 비교”하는 것은 의미가 약하기 때문입니다.

Z값이 -2.0 이하로 나오면 ‘연령 기대치 이하’로 표현합니다[5]. 이 경우에는 나이 때문이 아니라 다른 원인이 있는지 확인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4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은 폐경 시점에 따라 어느 값을 기준으로 볼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결과지에 두 값이 다 있다면, 어느 쪽을 보고 판단했는지 진료 때 확인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여러 부위를 재는 이유

골밀도 검사는 몸 전체를 한 번에 재지 않습니다. 골절이 흔하게 일어나는 부위를 골라서 잽니다. 주로 허리뼈(요추)와 넓적다리뼈(대퇴골)입니다[3].

그래서 결과지에 부위별로 값이 여러 개 나옵니다. 허리는 -2.0인데 대퇴골은 -2.7인 식입니다.

이럴 때 평균을 내지 않습니다. 가장 낮은 값을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골절은 가장 약한 부위에서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평균을 내면 골감소증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대퇴골 기준으로 판단하게 됩니다.

T값만으로 치료를 정하지는 않습니다

저는 T값이 -2.5를 넘으면 약을 먹고, 아니면 안 먹는 것이라고 단순하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진단 지침을 보니 다르게 적혀 있었습니다.

WHO 진단기준은 골절 발생을 예측하는 민감도가 낮아서, 그 자체로는 치료 기준에 적합하지 않다는 것입니다[4]. 그래서 이를 보완하려고 여러 위험인자를 함께 고려해 ’10년 내 골절 위험도’를 산출하는 방법이 개발됐고, 골밀도 측정 결과와 함께 사용됩니다[4].

무슨 뜻이냐면, 같은 -2.3이라도 사람에 따라 판단이 갈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나이, 골절 이력, 가족력, 흡연, 음주, 스테로이드 복용 여부 같은 것들이 함께 들어갑니다.

숫자 하나로 결론이 나지 않는다는 점이 오히려 다행입니다. -2.4가 나왔다고 안심할 일도, -2.6이 나왔다고 절망할 일도 아니라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검사받으실 때 알아두면 좋은 것

  • 국가건강검진에 포함되는 나이가 있습니다 — 여성은 특정 연령에서 골밀도 검사를 받게 됩니다. 대상 연령은 확대되어 왔으니 해당 연도 안내를 확인해 보세요.
  • 재검사는 같은 기기로 받는 편이 좋습니다 — 장비와 기준값이 다르면 수치를 직접 비교하기 어려워집니다. 이전 결과지를 가져가시면 도움이 됩니다.
  • 다른 조영 검사와 같은 날이면 골밀도를 먼저 받아야 합니다[3] — 조영제가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 결과지는 보관해 두세요 — 이 검사는 한 번의 값보다 시간에 따른 변화가 더 많은 것을 알려줍니다.

마치며

T값은 숫자 하나로 상태를 말해 주는 값이 아니라, 어디서부터 얼마나 내려왔는지를 알려주는 좌표에 가깝습니다. 비교 대상이 또래가 아니라 가장 좋았던 시절이라는 점만 알아도 결과지가 다르게 읽힙니다.

저는 -2.5라는 선을 합격·불합격처럼 여기고 있었는데, 정작 국내 지침은 그 기준만으로 치료를 정하기 어렵다고 명시하고 있었습니다. 확인해 보지 않았으면 계속 그렇게 생각했을 것 같습니다.

결과지의 숫자가 걱정되신다면 혼자 해석해 보시기보다, 이전 검사 결과와 함께 진료 때 보여 주시는 편이 훨씬 빠릅니다.

다음 편에서는 칼슘의 흡수율이 형태마다 다른 이유를 정리해 보겠습니다.

한눈에 정리

  • T값은 또래가 아니라 20~30대 젊은 성인의 평균과 비교한 값
  • 뼈는 30대까지 늘어나다가 50세 이후 점차 줄어듦
  • -1.0 이상 정상 / -1.0~-2.5 골감소증 / -2.5 이하 골다공증
  • 골감소증은 증상이 없는 골다공증의 전 단계
  • Z값은 같은 나이대와 비교한 값이며, 폐경 전 여성·50세 미만 남성·소아청소년에게 사용
  • 여러 부위를 재고 가장 낮은 값을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이 일반적
  • WHO 기준만으로는 골절 예측 민감도가 낮아, 10년 내 골절 위험도를 함께 고려
  • 재검사는 같은 기기로 받고, 이전 결과지를 보관할 것

※ 본 글은 검사 결과지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드리기 위한 정보 제공용이며, 의학적 진단이나 처방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수치 해석은 검사 기기, 측정 부위, 개인의 상태에 따라 달라지므로 진단과 치료 여부는 반드시 진료를 통해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결과지의 숫자를 근거로 스스로 판단하거나 약, 건강기능식품 섭취를 조정하지 마십시오.

참고자료

  1.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골다공증」, https://health.kdca.go.kr/healthinfo/biz/health/gnrlzHealthInfo/gnrlzHealthInfo/gnrlzHealthInfoView.do?cntnts_sn=5833
  2.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골감소증」, https://health.kdca.go.kr/healthinfo/biz/health/gnrlzHealthInfo/gnrlzHealthInfo/gnrlzHealthInfoView.do?cntnts_sn=1738
  3. 서울아산병원 의료정보, 「골밀도 검사(Bone Densitometry)」, https://www.amc.seoul.kr/asan/mobile/healthinfo/management/managementDetail.do?managementId=52
  4. 정호연, 「골다공증 진단 및 치료 지침 2007」, 대한내분비학회지 제23권 제2호, https://e-enm.org/upload/pdf/jkes-23-76.pdf
  5. 성애병원 건강칼럼, 「골다공증」 (Z값 적용 대상 및 기준), https://www.sungae.co.kr/health/healthview.do?bid=103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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