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감소증은 나이가 들면서 근육이 줄고 힘이 빠지는 상태를 말합니다. 그냥 노화 현상으로 넘기지 않고 따로 이름을 붙여 진단하는 대상으로 다룬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그런데 “근육이 줄었다”를 어떻게 판단할까요. 저는 근육량을 재서 적으면 근감소증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확인해 보니 그게 아니었습니다.
먼저 분명히 해둘 것이 있습니다. 이 글은 병원에서 무엇을 재는지 이해하기 위한 것이지, 스스로 진단하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세 가지를 잽니다
근감소증 진단에는 세 가지 축이 있습니다.
- 근육량 — 근육이 얼마나 있는가
- 근력 — 얼마나 힘을 쓸 수 있는가
- 신체수행능력 — 실제로 몸을 얼마나 잘 움직이는가
세 가지가 각각 다른 것을 봅니다. 근육이 있어도 힘을 못 쓸 수 있고, 힘이 있어도 걷는 게 느릴 수 있습니다.
아시아에서는 AWGS라는 연구 그룹이 만든 기준을 씁니다. 아시아인의 체격에 맞춘 기준이고, 2019년에 개정된 것이 현재 널리 쓰입니다[1].
근육량만 적으면 진단되지 않습니다
저도 새롭게 알게 된 부분입니다.
근육량이 적게 나왔다고 해서 그것만으로 근감소증이 되지 않습니다. 근육량이 줄어든 상태에 더해, 근력이나 신체수행능력 중 하나가 함께 떨어져야 진단에 해당합니다[2]. 세 가지가 모두 해당하면 중증으로 봅니다[2].
이 구조가 말해 주는 것이 있습니다. 기준이 보는 것은 근육이 얼마나 있느냐가 아니라, 그 근육을 쓸 수 있느냐라는 점입니다.
실제 조사에서도 이 차이가 드러납니다. 80세 이상 남성을 분석한 연구에서 근력이 떨어진 비율(39.1%)과 신체수행능력이 떨어진 비율(46.4%)이 근육량이 적은 비율(35.9%)보다 오히려 높게 나왔습니다[3].
체성분 검사에서 근육량 숫자만 보고 안심하거나 걱정하는 것이 정확하지 않은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실제로 쓰는 숫자
AWGS 2019 기준의 대표적인 값들입니다.
| 무엇을 | 어떻게 재나 | 기준 |
| 근력 | 악력 | 남성 28kg 미만 · 여성 18kg 미만 |
| 신체수행능력 | 6m 보행속도 | 초당 1.0m 미만 |
| 근육량 | 체성분 검사(BIA)의 사지근육량 | 남성 7.0 · 여성 5.7 kg/m² 미만 |
[표 1] AWGS 2019 근감소증 기준 · 출처: AWGS 2019 기준 정리 문헌[1]
근육량 기준의 단위가 낯설게 보이실 텐데, 팔다리 근육량을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입니다. 키가 큰 사람이 자동으로 유리해지지 않도록 보정한 것입니다[5].
보행속도 1.0m/s는 감이 잘 안 오실 수 있습니다. 6미터를 6초 안에 걸으면 기준을 넘습니다. 횡단보도를 여유 있게 건널 수 있는 속도라고 보시면 대략 맞습니다.
조금 더 자세히 — 측정 방식이 궁금하신 분만 읽으셔도 됩니다. 근육량 지표는 사지근육량(ASM)을 신장의 제곱으로 나눈 값이며, 체중이나 체질량지수로 보정하는 방식도 함께 쓰입니다[4]. 측정 장비가 체성분분석기(BIA)인지 이중에너지 X선 흡수계측법(DXA)인지에 따라 기준값이 달라지므로, 결과지를 볼 때는 어느 방식으로 측정했는지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병원에 가기 전 단계
AWGS 기준에는 선별 단계가 따로 있습니다. 정밀 측정 장비 없이도 걸러낼 수 있게 만든 것입니다[1].
- 종아리 둘레
- SARC-F — 근력, 보행 보조 필요 여부, 의자에서 일어서기, 계단 오르기, 낙상 경험을 묻는 다섯 항목 설문
- SARC-CalF — 위 설문에 종아리 둘레를 더한 것
여기에 의자에서 5회 일어서기를 해보는 방법도 함께 권고됩니다.
이 단계는 진단이 아닙니다. 병원에서 정확한 검사를 받아볼지 판단하는 참고 자료일 뿐이고, 실제 진단은 의료기관에서 이루어집니다. 선별 결과가 좋게 나왔다고 안심할 일도, 나쁘게 나왔다고 단정할 일도 아닙니다.
아시아 기준이 따로 있는 이유
유럽에는 EWGSOP이라는 별도의 기준이 있고, 아시아에는 AWGS가 있습니다.
체격과 체성분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유럽 기준을 아시아인에게 그대로 적용하면 실제와 어긋날 수 있어서, 아시아 인구를 대상으로 한 자료를 바탕으로 별도 기준을 만들었습니다[1].
해외 자료를 보실 때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같은 ‘근감소증’이라도 어느 기준으로 판단했는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기준은 바뀌어 왔습니다
한 가지 더 알아 두시면 좋은 것이 있습니다.
AWGS의 악력 기준은 이전 판에서 남성 26kg이었는데[4], 2019년 개정에서 28kg으로 올라갔습니다[1]. 여성은 18kg으로 같습니다.
숫자 하나가 바뀌면 해당하는 사람의 범위도 달라집니다. 오래된 자료를 보고 계신다면 어느 판 기준인지 확인해 보시는 편이 좋습니다.

마치며
근감소증 기준을 정리하면서 가장 크게 바뀐 생각은 이것입니다. 근육은 양보다 쓸 수 있는지가 기준이라는 것.
체성분 검사에서 근육량 숫자만 보고 판단하기 어렵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힘과 움직임이 함께 봐야 할 축으로 들어가 있으니까요.
그리고 이 세 가지는 모두 측정 가능한 것들입니다. 악력은 악력계로, 보행속도는 시간을 재서, 근육량은 체성분 검사로 알 수 있습니다. 걱정되신다면 혼자 짐작하시기보다 진료 때 물어보시는 편이 훨씬 빠릅니다.
다음 편에서는 단백질 보충제가 실제로 필요한 경우가 언제인지 정리해 보겠습니다.
한눈에 정리
- 근감소증은 근육량·근력·신체수행능력 세 가지를 함께 봄
- 근육량이 적은 것만으로는 진단되지 않음 — 근력이나 수행능력이 함께 떨어져야 하며, 셋 다면 중증
- AWGS 2019 기준: 악력 남성 28kg·여성 18kg 미만, 6m 보행속도 초당 1.0m 미만
- 근육량 지표는 팔다리 근육량을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 (측정 장비에 따라 기준이 다름)
- 종아리 둘레, SARC-F 설문, 의자에서 5회 일어서기는 선별 단계이며 진단이 아님
- 아시아(AWGS)와 유럽(EWGSOP)의 기준이 따로 있으며 결과가 달라질 수 있음
- 악력 기준은 이전 판 남성 26kg에서 2019년 28kg으로 상향됨
※ 본 글은 진단 기준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드리기 위한 정보 제공용이며, 의학적 진단이나 처방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선별 도구의 결과는 진단이 아니며, 측정 방식과 개인의 상태에 따라 해석이 달라집니다. 진단과 이후 관리는 반드시 진료를 통해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참고자료
- 「A comparative study of the sarcopenia screening in older patients with interstitial lung disease」 (AWGS 2019 기준 및 선별도구 정리), PMC, https://www.ncbi.nlm.nih.gov/pmc/articles/PMC8790854/
- 「Sarcopenia in people living with HIV in Hong Kong: which definition correlates with health outcomes?」 (AWGS 2019 진단 구조), PMC, https://www.ncbi.nlm.nih.gov/pmc/articles/PMC9522638/
- 「Prevalence of sarcopenia under different diagnostic criteria and the changes in muscle mass, muscle strength, and physical function with age」, PMC, https://www.ncbi.nlm.nih.gov/pmc/articles/PMC9682713/
- 「2018 골다공증 진료지침 — 제27장 근감소증」, 격주간 의료정보, http://www.kmedinfo.co.kr/news/articleView.html?idxno=59906
- 성가롤로병원 건강정보, 「근감소증 진단과 악력」, https://www.stcarollo.or.kr/0401/5595